전체 글 1978

오토라는 남자(2023) - 마크 포스터 감독

2023.08.24. 스웨덴의 작가 프레데릭 배크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가 원작입니다. 2016년에 스웨덴에서 "오베라는 남자" 영화가 만들어졌고, 미국에서 "오토라는 남자"로 다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믿고 보는 톰 행크스가 오토입니다. 젊은 오토는 톰 행크스의 아들인 트루먼 행크스가 맡았네요. 까칠하지만 바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오토는 인생의 전부였던 아내가 암으로 사망하자 생을 마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하지만 이웃들의 등장과 이런저런 일이 엮여 번번이 실패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새로운 이웃 가족과 친밀해지고 오래된 이웃과도 소통하게 되고, 결국은 심장병으로 자연사(정확히는 병사가 되겠지만...) 합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살짝 오버랩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오토는 굳이 소통하지 ..

영화 2023.08.24

나부야 나부야(2018) - 최정우 감독

2023.08.23. 아주, 아주 평범한, 산골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이 다큐를 보기로 한 것은 나이든 삶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특별한 상황은 없습니다. 그냥, 하늘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그냥, 밥 해먹고, TV 보고, 툇마루에 나가 앞산을 바라보고... 결국, 다리가 불편해서 할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던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뜨시고, 도시로 같이 나가자는 딸의 권유를 마다한 할아버지는 산골에서 혼자 남아 무료한 날들을 보내다가 세상을 뜨셨습니다. 아무 얘깃거리도 없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달리 보이는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두 분이 서로 어여삐 여긴다는 것입니다. 예쁠 때 예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늙고 병든 몸을 어여삐 여기는 것은..

영화 2023.08.23

바보야(2011) - 감독 강성옥

2023.08.23. 또 한 분의 어른에 관한 다큐(내레이션 - 안성기)를 보았습니다. 모두들 알지만 모두 알지는 못 하는 분이지요. 제가 딱 그렇습니다. 어릴 때부터 제게는, 종교인으로, 또 '김수환'이라는 이름과 '추기경'이라는 직함이 늘 붙어있는 분으로 기억되는 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가톨릭계의 지도자 = 김수환 추기경 = 명동성당', 제게는 그냥 이런 공식이었습니다. 1922~2009 그 분의 일생동안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과 유신정권, 전두환 정권의 시대를 지나야 했습니다. 아버지 같은 사제, 가족 같은 종교 공동체가 소망이셨답니다. 또한 그리 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신 분이구요. 종교단체도 사람의 모임인지라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얘기들은 하지만, 종교인이든 아니든 자신의 ..

영화 2023.08.23

어른 김장하(2023) - 크리에이터 김현지 강호진

2023.08. 22. 이런 어른이 계시는군요... 정말 어른이십니다... 본받아 따라서 살고 싶지만 감히 흉내도 낼 수없는 그런 분... 집안이 가난하여 어린 나이에 한약방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공부를 해서, 광복 후 처음 실시된 한약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여 자격증을 취득하여 한약방을 운영하시다가 2022. 05.31. 한약방 문을 닫고 퇴직하셨습니다. 아픈 사람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호의호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여, 수많은 기부와 장학금과 문화사업에 나누시고, 본인은 그 흔한 자동차도 사용하지 않고 사셨네요. 그 분의 장학금을 받은 김장하 키즈들이 사회 각계 각층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도 나옵니다. 그 분을 생각하면 바르게 살지 않을 수가 없나 봅니다. 이런 분이 우리 세상에 있다니, 참으로 감동입..

영화 2023.08.22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 :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불편한 공존 - 마이클 샌델 지음

2023.08.19. 1996년 "민주주의의 불만"이라는 책으로 출간했던 것을 개정한 책입니다. 마이클 샌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책의 내용이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냥 쉽지만은 않은 그의 책들이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는 하나 봅니다. 이 책은 1776년 미국 독립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경제정치학에 관한 내용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초의 민주공화국으로 출발했는데, 민주주의가 제대로 펼쳐지려면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가와 관련된 정책들이 대통령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자작농의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노동자들은 자신이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제조업자가 될 때까지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될 것이고, 이러한 농민과 제조업자들이 시민이 될 때에 행정 권력이..

2023.08.20

백남준 × 베르나르 뷔페 : 히스토릭 메모리 - 스타트플러스 부산

2023.08.18. 백남준과 뷔페의 판화전을 한다는 것을 얼마전에야 알았습니다. 백남준의 설치 작품이 워낙 유명해서 판화가 궁금했습니다. 뷔페의 그림은 원화가 아니지만 그의 직선이 마음에 드니, 보는 것으로~ 스타트플러스 부산은 영도 피아크와 연결된 건물에 있습니다. 2층이 갤러리이고, 윗층에는 음식점(꼬막)이 있습니다. 전시된 뷔페의 판화가 많지는 않지만 모두 맘에 드는 그림이네요. 백남준의 그림은 재미있습니다. "다른 것을 맛보는 것이 예술이지, 1등을 매기는 것이 예술이 아니다." 백남준이 한 말인가 봅니다. 그의 작품들 사이에 글이 있었으니. 아주 맞는 말로 크게 공감됩니다. 그래서 더욱 맘 편하게 그의 그림을 보고 나왔습니다. 이해가 안되어도 그냥 '이런 색다른 것이 있네~' 하면 되는 것이니..

공연 및 전시 2023.08.19

DAVID HOCKNEY & BRITISH POP ART : 1960'S SWINGING LONDON - P.ARK & 동구 문화플랫폼

2023.08.18. 서울에서만 전시를 하는 줄 알았더니 부산에서도 하기에, 얼른 50% 할인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부산 동구 문화플랫폼에서 전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영도 피아크 지하 1층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하마터면 반쪽만 볼뻔했습니다 ㅎ 티켓을 받고 어느 곳이든 전시회를 보고 나서, 그 티켓을 버리지 않고 다른 한 곳에서 보여주면 마저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영도 피아크에서 먼저 보고, 이어서 동구 문화플랫폼에서 마저 보았습니다. 흥겨운 1960년대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작가별로 바탕 색깔이 다르게 섹션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주로 판화입니다. 여러가지 기법의 판화인데 저로서는 그 기법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겠네요. 올림픽 포스터, 앨범 자켓 등도 있고, 도자기, 시계, 향수 병, 자동차(자동차는..

공연 및 전시 2023.08.19

국제커피박물관 - 부산 동구 문화플랫폼

2023.08.18. 부산에 커피박물관이 두 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포동 카페거리에 한 곳 있고, 옛 부산진역 자리에 있는 동구 문화플랫폼에 한 곳 있습니다. 더 있는 것을 제가 모를 수도 있구요. 전에 한 번 들렸을 때는 마감시간이 다 되어서 얼렁뚱땅 보고 나왔기에 다시 가봤죠. 커피 도구들이 다양하고 예쁩니다. 도자기로 한 부분을 만든 것도 있고, 스핑크스가 뚜껑 꼭대기에 올라앉은 것도 있고... 전시홀이 한 개여서, 보는 데에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이것들을 모은 분은 평생에 걸쳐 수집했을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커피의 역사를 보듯이 쉽게 둘러볼 수 있고요. 전포동 카페거리의 커피박물관에도 가봐야겠습니다.

공연 및 전시 2023.08.19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 : 피부과 의사, 선비의 얼굴을 진단하다 - 이성낙 지음

2023.08.09. 재밌게 단숨에 읽었습니다. 지은이는 피부과 의사를 정년 퇴직한 뒤, 조선의 초상화에 나타난 피부병변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분입니다. 조선의 태조 어진부터 대한제국 말기 매천 황현의 초상화까지 18개의 초상화를 다루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초상화와 다르게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아주 정직하게 그린 것이 조선의 초상화의 큰 특징입니다. 늙거나 병든 모습을 정직하게 세밀하게 그렸습니다. 부산박물관에도 보물로 지정된 (동래부사를 지낸)이덕성 초상화가 있는데, 얼굴의 마마 자국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직함, 올곧음이 조선의 선비정신이라고 저자는 얘기합니다. 초상화를 남긴 조선시대의 인물이라면 여러 면에서 최상위층에 속했던 인물이었을 것이고, 보기 흉한 부분은 감추고 초상화..

2023.08.10

인문건축기행 - 유현준 지음

2023.08.09. 언제부턴가 건축 관련 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몇 권을 재미있게 읽기도 했습니다. 유현준의 책은 처음 읽었습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계속 올라 있는데, 그럴 만합니다. 재밌네요. 저보다 아홉살 많은 막내작은아버지는 제가 대학생일 때 "공간"에 근무하셨었고, 그 시기에 창덕궁 돈화문 옆 원서동의 짙은 회색 벽돌 건물에 들락거리며 김수근 선생님의 작업실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었습니다. 공간 건물에 갔던 이유는 대체로 지하에 있던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하는 여러가지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때 저도 모르게 건축에 대한 관심이 자리잡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공간사랑에 드나들며 보고 느꼈던 것들이 오늘날의 저의 모습에 확실하게 영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인문건축기행은 르..

2023.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