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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교향악단 제600회 정기연주회 :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 - 부산문화회관 대강당

2023.06.16. 부산시향의 600번째 정기연주회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해도 딱 50년이 됩니다. 축하할 일입니다.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9번 1악장 ~ 4악장. 연주시간은 90분이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이나 9번처럼 익숙한 음악이 아니라, 공연을 본지 몇 시간밖에 안됐어도, 멜로디는 기억이 안납니다. 느낌만 남았습니다. 4악장 끝부분에서는 소리가 아주 약해지며 결국 소리는 나지 않지만, 최수열 지휘자의 손은 계속해서 아주아주아주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관객들도 숨을 죽이고 집중하는 듯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었는데, 4악장 뒷부분에서는 죽음이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전지식이 없이 연주를 들었는데,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하니, 죽음..

공연 및 전시 2023.06.17

수국의 계절

2023.06.16. 수국이 한창 예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어찌 그리 탐스러운지... 수국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친정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아버지 기일이 되면 어김없이 수국이 만발하기 때문이지요. 아버지는 지금 생각해도 세련된 분이었습니다. 돈이 많았다면 겉잡을 수 없었을지도...ㅎㅎ 60년대에 이태리인가 프랑스인가에서 수입한 사이클을 타시고 장거리를 다녀오기도 하셨고, 70년대 초에는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누비시고, 카메라는 제가 걸음마도 못하던 때부터 사진이 남아 있으니 50년대 말부터 카메라를 만지셨을 겁니다. 라이카 M시리즈, 로라이 플렉스, 핫셀 브라드, 미놀타, 캐논 등을 갖고 계셨는데, 각종 필터와 광각렌즈, 망원렌즈 등도 있었고, 그외 소품도 많았습니다. 조도 측정기, 셔터 누를 때 쓰는 릴..

나의 이야기 2023.06.16

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 - 부산(KT & G 상상마당 부산)

2023.06.12. 작품들이 제 취향이네요. 제가 정말 어렸을 때(50여 년 전) 친정아버지께서 사진은 빛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요시고전에서도 그 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시각각 빛이 다르기에 요시고의 사진도 같은 건물이라도 시시각각 다르다고 애기합니다. 마치 모네의 루앙대성당 시리즈처럼... 몇몇 작품은 프랑코 폰타나의 사진이 연상됩니다. 섹션별로 벽면의 색깔이 다르고, 재밌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바이 섹션에는 모래를 깔아 놓아서 맨바닥보다 훨씬 사진과 잘 어울립니다. 노스탤지어 섹션에는 잠수하는 소년을 작가가 위에서 찍은 것처럼, 큰 사진을 바닥에 펼쳐 놓았습니다. 우리도 사진 찍으려고 위에서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한 전시 방법일 겁니다. 에스파냐에 '요시고'라는 예명을 쓰는 사진작가가 있..

공연 및 전시 2023.06.12

김해분청도자박물관

2023. 05. 09 김해시에서 설립한 박물관입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분청도자거리를 만들려는 의도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낮아서 분청도자거리 형성에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박물관 주변에 있는, 작품을 판매하는 상가가 썰렁합니다. 강길순 도예작가가 만든 버선과 인화문 그릇들이 아주 예뻐서 탐이 나지만, 우리집에 어울리는 물건이 아니라, 예쁘다는 얘기만 잔뜩 하고 나왔습니다. 작가님도 뵈었구요. 분청도자박물관 바로 옆의 국숫집은 6천원짜리 잔치국수를 분청사기에 담아서 주는데 맛도 좋습니다. 도예작가나 도자기 판매점이나 국숫집이나 모두 번창하면 좋겠네요~

공연 및 전시 2023.06.11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2023.05.09. 정말 오랫만에 클레이아크에 갔습니다. 김해분청도자박물관과 나란히 있습니다. 세 가지가 전시중이었습니다. 건축가 민성진의 "기능과 감각의 레이어링"전, 해양오염을 고발하는 장한나의 "NEW ROCK"전, 외국 작가들의 다양한 도자 전시 "안전한 지평선 : 발트 현대 도예"입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나와서 점심식사를 하며 재잘대는 소리가 듣기 좋았습니다.

공연 및 전시 2023.06.11

역사의 디오라마 - 영주동

2023.05.26. 우리집 앞에 시내버스가 한 대 서는데, 제가 자주 이용합니다. 이 버스는 수정동 산복도로를 다니는 노선이라 버스를 타면 시티투어를 하는 느낌이 듭니다. 버스 노선 근처에 볼 곳이 여러 곳 있기에, 하나씩 다녀봤습니다. 증산공원, 민주공원, 초량1941, 역사의 디오라마, 박기종 기념관 등입니다. 아직 몇 군데 남았습니다. 역사의 디오라마는 전망대입니다. 영도, 부두, 산복도로 동네가 잘 보입니다. 이 동네를 지나며 드는 생각은 시에서 주택의 외벽관리에 힘을 써서 모나코나 퀸테체레처럼 예쁘게 관리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거주하는 분들이 대체로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 보이고 소득이 높지않아 보이니, 시에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서 예쁜 경관을 만들면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어디에도 없는 ..

나의 이야기 2023.06.11

불편한 편의점 1, 2 - 정호연 지음

2023.06.05. 아주 재밌네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습니다. 베스트셀러 명단에 계속 머무르기에, '인기가 있네..' 했더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숨에 읽었습니다. 후유증으로 눈이 살짝 아프군요. ㅋ 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에서 그런 듯합니다. 소설을 읽다가 눈물이 날 정도로 웃기는 처음입니다. 정호연 작가님, 너무 재미있으셔요. ㅎ 정말 세밀히 관찰하시고 쓰신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가능하다면 정호연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고 싶습니다. 아직 안 읽으신 분께는 강추합니다.

2023.06.05

박기종기념관

2023.05.26. 박물관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살았을 분입니다. 얼마 전에야 '박기종기념관'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박기종은 부산 출신의 인물로 많은 사람들이, 특히 부산 사람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구 좌천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일본어 역관을 하셨지요. 지금으로 보면 동시통역사겠지요. 역관이란 신분이 중인이었지만, 외국을 상대하니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는 위치였고, 그래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역관들도 있었습니다. 박기종은 '논치어장'이라고 지금의 부산역 쯤 되는 곳(매축하기 전에는 지금의 부산역과 그 앞의 시가지는 바다였음)에 어장을 소유하고 있어서 부를 축적했습니다. 나라가 기우는 것을 보며, 민족교육을 위해 개성학교(구 부산상고, 현 개성..

공연 및 전시 2023.06.04

HD현대중공업가족 초대작품전 인생은 아름다워 - 현대예술관 미술관

2023.06.03. "스노우쇼"를 보러 현대예술관에 갔더니, 1층의 미술관에서 인생은 아름다워 展을 하기에 들어가 봤습니다. 초대작가들의 도자기 작품들도 있지만, HD현대중공업에 다니는 사람들이 여가활동으로 만든 여러가지 작품들입니다. 사진, 목조각, 서각, 서화, 한국화, 서양화 등입니다. 취미로 그 정도의 작품들을 만들었으니,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고, 전시도 할만 합니다. 훌륭한 일이지요. 초대작가들의 작품은 도자기 작품입니다. 찻잔도 있지만, 울산이 고래의 도시라 고래를 모티브로 한 도자기 작품들이 있습니다. 뜻밖의 전시회를 보았습니다.

공연 및 전시 2023.06.04

슬라바 풀루닌의 스노우쇼 - 울산 현대예술관

2023.06.03. 어떤 것인지 확인하러 갔습니다. 집 근처에서 동해선을 타고 종점인 태화강역에 내려서 버스로 환승하니, 버스정거장 가까이에 현대예술관이 있습니다. 울산 시내를 지나며 보니, '울산광역시'가 아니라 '현대광역시' 같은 느낌이 듭니다. 더불어 '부산은 너무 빈약하구나'라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부산엔 공업 및 제조업이 약해서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공연장에 들어가니 어린이 관람객이 아주 많습니다. 짐작은 했지만... 공연이 시작되어도 아이들은 큰 소리로 재잘거리고... 7명의 어릿광대가 나와서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리플렛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라고.. 노란옷의 어릿광대가 초록옷의 어릿광대가 뒤에 붙어있는 것을 모르는 듯하자, 아이들이 계속 외칩니다...

공연 및 전시 2023.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