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00회 정기연주회 :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 - 부산문화회관 대강당

gold iris 2023. 6. 17. 03:14

2023.06.16.
부산시향의 600번째 정기연주회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해도 딱 50년이 됩니다. 축하할 일입니다.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9번 1악장 ~ 4악장. 연주시간은 90분이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이나 9번처럼 익숙한 음악이 아니라, 공연을 본지 몇 시간밖에 안됐어도, 멜로디는 기억이 안납니다. 느낌만 남았습니다.
4악장 끝부분에서는 소리가 아주 약해지며 결국 소리는 나지 않지만, 최수열 지휘자의 손은 계속해서 아주아주아주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관객들도 숨을 죽이고 집중하는 듯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었는데, 4악장 뒷부분에서는 죽음이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전지식이 없이 연주를 들었는데,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하니, 죽음이 주제라는 내용이 뜹니다. 대단한 말러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그걸 느끼게 하다니...
물론 부산시향과 최수열 지휘자님도 훌륭하시고요.

지휘자의 손이 거의 다 내려왔는데, 누군가 기침을... 기침소리가 없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니...
그래도 연주 내내 관객들 매너가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기침소리 외에는 다른 소리가 거의 없었거든요. 그 기침소리도 작게 하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휘자가 꽃다발 2개를 들고 나와, 분홍색은 여자 하피스트에게 주고, 파란색은 남자 첼리스트에게 줍니다.
그리고 지휘자가 마이크를 잡더니 설명을 하네요.
두 분에게는 이 연주가 부산에서의 마지막 연주라고요. 부산시향에서 정년퇴직 하신답니다.
그리고는 관객을 위한 앵콜연주가 아니고, 두 분을 위한 앵콜연주라고 했습니다. 그렇지요. 그렇게 해드려야지요.
퇴직하시는 첼리스트에게는 연주를 하지말라는 싸인을 줍니다. 아마도 하프는 앵콜곡에서는 담당 파트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휘자가 곡목을 얘기해 주었는데 생각이 나질 않네요..ㅠㅠ

90분 연속 연주하는 분들과 지휘하는 분도 수고가 많으셨지만, 듣는 저도 움직이지도 않고 집중해서 듣다보니 허리와 엉덩이가 아팠습니다. ㅎ

말러...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