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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부흐빈더 &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 -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024.06.29. 루돌프 부흐빈더. 1946년 12월생이니 77세입니다. 체코에서 태어났으나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라고 뜹니다. 열 살에 공식 데뷔를 했다니, 67년을 피아노 연주를 했다는 것이고, 70년 이상 피아노를 쳤을 것 같습니다.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과 5번, 앵콜곡으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중 3악장을 연주했습니다. 70여 년을 피아노를 치고,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이름난 부흐빈더의 베토벤을 듣고 있으니, '참으로 귀한 연주를 듣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은 어려운 곡도 힘들이지 않고 부르는 것처럼 보이듯이, 부흐빈더의 베토벤도 힘들이지 않고 물이 흘러가듯 연주를 합니다. 2017년에 친구 덕에 통영에서 부흐빈더의 베토벤 소나타를 이틀에 걸쳐서 보면서..

공연 및 전시 2024.06.30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유현준 지음

2024.06.26. 아~, 이 분, 살짝 얄밉습니다 ㅎㅎ 인상 좋으시고, 댄디하시고, 말씀도 잘 하시고, 아는 것도 많으시고, 게다가 책마다 재미있으니... 이번 책은 신변잡기인 것 같아 별 기대를 안했는데, 짤막한 글들인데도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제 친구가 맨날 자신의 '졸저'라고 하는 책이 생각납니다. 그 친구의 책이 유현준의 이 책보다 부피가 작기는 하지만, 읽기 쉽다고 쉽게 쓸 수 있는 글은 아니거든요. 이 책도 그렇습니다. 별 특별한 얘기도 아닌 것 같지만 내공 없이는 쓸 수 없는 글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부산에 사는 제가 툭하면 서울에 가는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바로 어린 시절의 추억의 공간이 있는 곳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동생들과 뛰어놀던 조계사, 선지국..

2024.06.28

리마스터드 : 사자의 몫(2019) - 샘 컬만 감독

2024.06.27. 아주 유명한, 저도 오래전부터, "라이온 킹" 뮤지컬을 보기 훨씬 전인 학생 때부터 알았던 노래, "Lion sleeps tonight"에 관한 다큐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을 입안한 사람이 자신의 몇대조 할아버지인 리안 말란은 죄책감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들었던 익숙한 멜로디가 미국에서 히트를 친 것에 대해 궁금해지면서 원작자를 찾게 됩니다. 노래를 부른 사람은 솔로몬 린다라는 줄루족 출신 흑인이었고, 그는 오래전에 사망하고 딸 셋이 남아공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딸들은 그 노래의 저작권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에 단 한 푼도 받은 것이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과 많은 힘든 과정을 통해 디즈니로부터 얻은 것은 딸 셋 각자 달랑 25만 달러..

영화 2024.06.28

부산시립합창단 제193회 정기연주회 : 베르디 레퀴엠 -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024.06.27. 역시 멋진 곡입니다. 지휘 이기선 소프라노 박미자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박승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부산시립합창단과 창원시립합창단 부산교향악단의 연주입니다. 약 100명 정도의 합창단이 내는 소리는 웅장합니다.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바리톤, 4명도 아주 좋습니다. 양송미 교수는 2021년 겨울 메시아 공연에서 봤었구요. 천상의 나팔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2층 양쪽에서 트럼펫을 불기도 했습니다. 자막이 뜨니 그것도 좋습니다. '진노의 날'은 역시~!!! "카르미나 부라나" 이후 부산시립합창단의 공연을 가끔 보고 있습니다. 멋진 다음 공연을 또 기대합니다.

공연 및 전시 2024.06.28

국회박물관

2024.06.24. 남편이 저녁모임을 한다기에 저는 서울로 튀었습니다 ㅎ 더현대서울에서 전시회(서양 미술 800년 전)를 보고 국회박물관으로 갔습니다.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월요일 휴관인데, 국회박물관은 월요일에도 오픈입니다. 다행이다 싶었지요. 물론 휴관이었다면 중박으로 갔을 것입니다. 국회가 있으니 국회박물관도 당연히 있을 것인데, 여지껏 국회박물관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신지, 한 시간 반 동안 둘러보았는데, 내내 저 혼자 보았습니다. 국회 제7정문으로 들어가니 바로 앞에 박물관이 있고, 국회박물관 입구 오른쪽에 안중근 의사 동상이 있습니다. "國家安危勞心焦思"도 새겨져 있습니다. 석당박물관의 "見利思義 見危授命"과 서체가 아주 흡사합니다. 반가..

공연 및 전시 2024.06.26

언노운 : 뼈동굴(2023) - 마크 마누치 감독

2024.06.22. 고인류학자 리 버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굴 깊은 곳에서 오래된(25만년 이상 된) 묘지를 발견합니다. 호모 날레디입니다. 두뇌의 용적이 아주 작지만, 뜻밖에도 묘지를 만들었고, 직선들로 이루어진 문양도 돌벽에 남겼으며, 불을 사용했습니다. 석고로 감싸 흙덩어리째로 퍼올린 유체를 의료용 기기로 촬영해보니 어린아이로 보이는데, 개체의 손에 쥐어진 돌이 보입니다. 정밀한 촬영을 위해 유럽의 CERN에서 nm단위로 촬영을 해서 3D 이미지를 보니, 찍개 같은 뗀석기 도구입니다. 바로 묘지 입구 돌벽에 선을 그을 수 있을 것 같은 도구로 추측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만 문화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추측하게 합니다.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 연구자들의 꾸준한 연구와 과학ㆍ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영화 2024.06.23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11회 정기연주회 "하지축제" -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024.06.21. 낮이 제일 긴 하지날에 한 공연입니다. 애덤스의 "고속 기계를 탄 짧은 주행"은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제 귀에는 박자가 살짝 안 맞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곡이 원래 그런 곡일 거라고 생각되구요. 엇박~ 로드리고의 아랑훼스 협주곡을 실연으로 듣기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들었건만... 인천 출신 1985년생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연주도 처음 만납니다. 앵콜곡으로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로랑 디앙의 "탱고 엔 스카이"를 연주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두번째 탱고 곡도 아~주 좋습니다. 박규희의 기타 독주 연주도 들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미션 후 베토벤 교향곡 7번입니다. 역시 2악장은 뭉클합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휘자..

공연 및 전시 2024.06.21

40계단 기념관

2024.06.21. 한참을 갈 기회를 만들지 못했는데, 드뎌 가봤습니다. 초등학교 4~6학년을 동광국민학교를 다녔는지라, 이 동네는 익숙한 곳입니다. 먼저 6층에 자리한 전시관에서 "부산, 전쟁의 상흔"전을 봤습니다. 작가는 2명. 견과류 & 배천순. 견과류의 그림은 강렬하고, 배천순의 그림은 부드럽습니다. 5층으로 내려가서 "40계단 기념관"을 봤습니다. 제가 연식이 오래되었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해까딱 잘도 뒤집어지던 파란 비닐 우산이 있고, 남동생이 무척이나 갖고 놀았던 유리구슬도 있습니다. 제가 다녔던 동광국민학교 교표가 있는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 ㅎ. 그 옆의 찬란한 원통은 졸업장을 넣는 통입니다. 저도 그런 통에 넣었더랬어요 ㅎㅎ 피란수도 당시 일거리를 찾아 부두 근처에 자리를 잡고 생활하..

공연 및 전시 2024.06.21

사적이고 지적인 미술관 : 당신이 지나친 미술사의 특별한 순간들 - 이원율 지음

2024.06.19. 제가 네이버 뉴스 배너에서 기자 구독을 두 명 설정해놓았는데, 그 중 한 명이 이원율 기자입니다. 그는 헤럴드 경제의 기자인데, 아주 다양한 방면의 글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저는 그의 글 중에서 미술에 관한 글만 읽습니다. 책이 나왔기에, 매번 공짜로 좋은 글을 읽는데 책이라도 한 권 사야겠다 싶어서 주문을 했습니다. 기자라서 글을 잘 쓴다고도 하겠지만, 재밌게 글을 씁니다. 다른 기사들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미술 관련 자료를 모아서 재밌는 글을 쓰는지... 훌륭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제가 살아온 방식과는 다르지만, 훌륭한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미 구닥다리이기는 하죠..ㅎ 서양의 중세 이후 미술의 사조가 르네상스 - 바로크 - 로코코 - 신고전주의 -..

2024.06.19

땅에 쓰는 시(2024) - 정다운 감독

2024.06.17. 조경가 정영선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분도 계셨군요. 조경이란 것에 대한 저의 인식을 업그레이드 해야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그냥 '보기좋게' 정도에 머무르고 있었던 듯합니다. 이 세상이 이렇게, 정말로, 구석구석에서 각자의 역할을 멋지게, 훌륭하게 해내고 계시는 분들이 계셔서, 세상이 유지되고 굴러갑니다. 이런 분들의 철학이 우리 사회에 좀 더 널리 받아들여져서, 조금 더 건전하고, 조금 더 평화로우며,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영상의 많은 화면이 아름답지만, 서울아산병원 지하주차장의 지붕을 숲으로 만든 이유를 들으니, 자연도 자연이지만, 진정으로 인간을, 사람을 생각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어 하는 환자, 환자를 돌보는 가족, 지친 의사와 간호사..

영화 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