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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옛집

2022.11.26.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 4~6학년 때 엄청 드나들었던 친구의 집입니다. 지금 보니 1967년에 지은 건물이니, 그 당시에 이런 건물을 지었다면, 친구 아버지께서 부자이셨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층에서는 친구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현대그릴"이 있었습니다. 양식집이어서 오무라이스, 하이라이스 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함박스테이크도 있었을 겁니다. 제가 고기를 안 먹어서 기억이 제대로 안날뿐. 친구의 어머니께서 하이라이스 소스를 자주 주셔서, 가끔 먹었다는 친정 엄마의 말씀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친구의 아버님은 어려서부터 주방에서 일을 하셨었고, 이렇게 큰 건물을 짖고, 레스토랑을 운영하셨던 것이지요. 자수성가. 4층에 있던 친구집에 가서, 잠도 여러 번 잤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2.11.27

전원경의 아트살롱 :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겨울바람 - 부산문화회관 챔버홀

2022.11.23. 네 번에 걸친 전원경의 아트살롱을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와 이반4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표트르대제, 차이코프스키, 일리야 레핀 등... 러시아는 지금 전세계의 미움을 받는 처지가 되었지만, 이 강의를 기획하고 티켓판매를 할 때는 우르라이나 침공 전이었지요. 2000년과 2010년 여름에 패키지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잠시 들렸었습니다. 생애 첫 해외방문지가 모스크바였습니다. 멋졌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지금 생각해도 멋집니다. 음악, 미술, 문학, 역사는 서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분야지요. 언제부턴가 이들을 이리저리 묶어서 강연이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이지요. 그리고 시너지효과도 있어 보입니다. 저도 그동안 보고 듣고 읽..

나의 이야기 2022.11.23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지음

2022.11.19. 자원봉사 선생님의 책으로 여럿이 윤독하는 중입니다. 판매지수가 높다더니 일단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가볍지도 않습니다. 자전적인 부분이 있어보입니다. 지은이도, 소설 속 이야기꾼도 1965년생입니다. 우리 현대사의 아픔이 개인의 한평생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무겁지않게, 가볍지않게 보여줍니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며, 조문객들을 통해 딸이 몰랐던 아버지의 삶이 드러납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사회주의 사상을 갖고 살았기에 무능하기만 한 아버지인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생활에서 펼치며 살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산다는 것이 절대로 쉽지않고 만만치 않은 일이지요. 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살기가 정말 쉽지않지요. ..

2022.11.20

가을의 부산시민공원

2022.11.20. 가을의 부산시민공원. 따뜻하고 화창한 봄날에 많은 인파가 몰리더니, 스산한 가을에도 시민들이 삼삼오오 여기저기 모여 있습니다. 이 근처에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떠오르는 생각 - 집 근처에 걸어갈 수 있는 2차병원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나이들수록 병원이 가까이 있는 곳, 산책할 수 있는 곳, 즐겨 갈 수 있는 식당이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조용한 전원생활은 제게 맞지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게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은 공연장이 가까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2023년 7월에 시민공원에 국제아트센터가 개관을 한다니,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ㅎㅎ

나의 이야기 2022.11.20

플라타너스와 추억

2022.11.13. 길바닥에 잔뜩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사귀를 보며 생각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송충이입니다. 1970년대 중반에 종각역에서 조계사 사이에는 플라타너스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름이면 송충이가 얼마나 많은지, 사람들 머리나 어깨에 송충이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길바닥에 떨어져서 기어가는 녀석도 있지만, 밟혀서 납작해진 녀석들도 많았습니다. 그 송충이가 너무 싫어서 요리조리 피해서 다니거나, 기겁을 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요. 그때는 조계사 건너편에서 살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플라타너스도 열매가 있는데, 큼직한 알사탕 만한 것이 뾰족한 돌기들이 있으면서 딱딱하기까지 했습니다. 그것을 돌리다가 맞으면 제법 아픕니다. 이제는 송충이는 찾아보려해도 없습니다. 대기질이 나빠져서 일 수도 있..

나의 이야기 2022.11.13

재수사 1, 2 - 장강명 지음

2022.11.11. 요즘 박물관 수요일팀 자원봉사자 샘들이 서로 책을 윤독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벼운 동화같은 소설에서 심도있는 역사관련 책까지 다양하게 읽게 됩니다. 또한 그 책들을 모두 사지않고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가 선호하지 않는 책들도 읽을 수 있고, '이런 책도 있었구나~' 하는 책도 읽게됩니다. 이번에는 장강명의 장편 추리소설 "재수사" 1, 2권을 읽었습니다. 베스트셀러 명단에 있더니, 재미있습니다. 오랫만에 추리소설을 읽었습니다 ^^

2022.11.12

설득(2022) - 캐리 크랙넬 감독

2022.11.11.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거라기에 재생 버튼을... "오만과 편견", "작은 아씨들"이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설득'이란 제목은 주인공 앤이 대모이자 멘토인 레이디 러셀에게 설득당해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보내고 8년동안 괴로워했기에 붙여진 듯합니다. 앤이 카메라를 보고 독백을 하는데, 앤이 저를 볼 때마다 생경스럽습니다 ㅎㅎ 아마도 원작이 1인칭 서술인가 봅니다. 또 한가지는 앤이 그토록 반했다는 남자주인공이 제 눈에는 하나도 멋져 보이지 않아서 영화에 몰입이 안된다고 해야하나... 저의 편견탓일 겁니다. 예쁜 여자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흠잡을 것이라고는 신분이 낮고 가난할 뿐이라는 남자주인공은 그리스 조각처럼 잘 생겼을 것이라는 경직된 편견... 블랙코미디처럼 생각되기도 합..

영화 2022.11.11

메들라인(꼬마소녀 매들린, 1998) - 데이지 폰 셜러 메이어 감독

2022.11.10. 제법 오래된 영화이군요. 20세기 말. ㅎ "천사들의 합창" 비슷하려나 하고, 재생 스위치를 눌렀지요. 실사영화이지만 어린이들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애니메이션 느낌도 나고, 동화책 느낌도 나고... 요즘의 어린이 교육의 관점으로 보면 비판할 여지도 있어 보입니다. 다리 위에서 메들라인이 떨어지는 장면도 그렇고, 강에 떨어진 메들라인을 개가 구출하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이지만, 사람들이 뛰어가기는 하지만, 요즘 영화라면 용납되지 않을 어설픈 장면이기는 합니다. 그만큼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배경이 현재가 아니니, 귀여운 꼬맹이들과 훈훈한 마무리를 본 것으로 만족을...ㅎ

영화 2022.11.10

차일드 인 타임(2020) - 줄리언 파리노 감독

2022.11.10. "어톤먼트"를 쓴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4살짜리 딸을 잃어버린 동화작가 부부의 이야기인데, 원작을 읽으면 그들의 심리를 더 잘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또 한가지는 동화작가 스티븐의 절친 찰리는 총리의 어린이 교육 정책 관련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 그는 자신이 쓴 보고서를 남기고 자살을 합니다. 스티븐이 동의하지않는 내용인 교육 정책 보고서를 찰리가 '유머책'이라고 한 것으로 봐서, 이것이 아이의 실종과 연결된 끈이 있을 듯한데, 영화로 한 번 보고는 정확히 파악이 안됩니다. 책으로 읽어야 이 부분도 제대로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관을 안 가는데, 아들이 연결해준 덕분에 이렇게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않고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으니 아주 좋습니다.

영화 2022.11.10

스페인 어게인(2021) - 줄스 윌리엄슨 감독

2022.11.05. 이 영화 또한 '스페인 풍광을 볼 수 있겠지?' 하고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입니다. 스페인만 나오는 건 아니었고, 에펠탑도 잠시 보이고, 이탈리아도 잠시 나오고, 스페인 마요르카섬의 팔마 대성당도 잠시 나옵니다. 고등학교 동창 세 명이, 친구가 유언으로 남긴 여행을 하면서 생기는 일을 보여줍니다. 별세한 친구의 딸과 동행하는 여행인데, 학생일 때 네 명이서 팔마 대성당을 갔었기 때문이지요. 여행중에 뜻하지 않은 사고도 생기고, 예상치 못했던 사랑도 찾고, 친구간의 앙금도 해소합니다. 인생이란 것이 마음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뜻밖의 안 좋은 일과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블론디의 음악이 여러 장면에서 나옵니다. 제가 20대에 들었..

영화 202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