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플라타너스와 추억

gold iris 2022. 11. 13. 21:50

2022.11.13.
길바닥에 잔뜩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사귀를 보며 생각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송충이입니다.
1970년대 중반에 종각역에서 조계사 사이에는 플라타너스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름이면 송충이가 얼마나 많은지, 사람들 머리나 어깨에 송충이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길바닥에 떨어져서 기어가는 녀석도 있지만, 밟혀서 납작해진 녀석들도 많았습니다.
그 송충이가 너무 싫어서 요리조리 피해서 다니거나, 기겁을 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요.
그때는 조계사 건너편에서 살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플라타너스도 열매가 있는데, 큼직한 알사탕 만한 것이 뾰족한 돌기들이 있으면서 딱딱하기까지 했습니다. 그것을 돌리다가 맞으면 제법 아픕니다.
이제는 송충이는 찾아보려해도 없습니다. 대기질이 나빠져서 일 수도 있고, 방제를 해서 일 수도 있겠지요.

둘째는 같은 나무라도 돌보는 사람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플라타너스는 옆으로 보다는 위로 뻗어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본 플라타너스는 마치 손가락을 구부리고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것처럼 가지치기를 했더군요. 그래서 나뭇잎이 떨어진 플라타너스는 그로테스크하게까지 보였습니다. 플라타너스 가지와 줄기가 울퉁불퉁하더라구요.
네번째 사진은 니스의 가로수이고, 다섯번째와 여섯번째 사진은 에즈의 프라고나르 향수 판매점에서 본 플라타너스입니다.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사귀를 보고 옛일을 잠시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