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답사

황매산과 영암사지 2 - 쌍사자 석등

gold iris 2012. 5. 19. 10:03

2012.05.18. 황매산의 철쭉군락지를 보고 아주 가까이 있는 영암사지로 갔습니다. 모산재주차장쪽입니다. 모산재로 황매산에 오르려면 영암사지를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8세기에 세워졌던 것으로 추정한다는데 복구를 하고 있는 흔적이 조금 있고, 들르지는 않았지만 바로 옆에는 새로 지은 큼직한 사찰이 있습니다.

영암사지에는 쌍사자 석등과 3층석탑, 두개의 귀부, 지대석, 하대석, 중대석만 남은 석등이 하나 있었습니다.

축대는 복원중이었고, 금당의 기단 중 동쪽에는 삽살개, 서쪽에는 사자로 보이는 부조가 각각 2개씩 있습니다. 동쪽 부조 중 한 개는 특히 마모가 심하여 형체를 잘 알아 볼 수 없습니다. 기단을 이루는 다듬어진 돌에는 큼직한 연꽃이 한 송이씩 음각되어 있습니다.

기단의 사방에 소맷돌이 있는데 대체로 마모와 파손이 심하여 무슨 모양인지 알아보기 힘들지만, 동쪽의 소맷돌은 가장 상태가 좋아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가릉빈가입니다. 사람의 머리와 새의 날개를 가졌지요.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과 모습이 비슷한데 둘 다 노래도 잘합니다. 가릉빈가는 통일신라시대에 많이 조각하였답니다. 이 절의 조성시기와도 일치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계모임으로 오신 것 같은데 "이것이 무슨 조각이지?" 하시길래, 새의 날개를 가진 가릉빈가라고 가르쳐 드리고, 쌍사자 석등 아래의 돌계단은 무지개를 뜻하여 금당터는 천상의 세계를 뜻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더 설명해 달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기단의 연꽃과 부조를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더 이상 아는 것도 없다고 했지요. 그래도 그만큼만 들어도 좋다고 하시네요. 송구스럽게...  

영암사지 쌍사자 석등은 부산박물관 건물 정면 좌측에 복제품이 있어 눈에 익숙한 모습입니다. 8각형의 하대석에 면마다 조각이 있는데 마모가 심하여 알아보기 힘듭니다. 가장 상태가 좋은 것이 사자로 보입니다. 그 위에두 마리의 사자가 석등을 바치고 서 있고, 화사석에는 4천왕상으로 보이는 4개의 조각이 있는데 역시 마모가 심해서 잘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화사석과 옥개석 사이에 동전이 여러 개 끼어 있는 것은 누군가 복을 빌며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석등의 기단 양 옆에는 각각 한 개의 돌덩어리로 만들어진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의 옆모습이 원형이어서 무지개를 표현한 것이지요. 계단의 가장자리 가운데에 둥근 구멍이 양쪽에 있어 뭔가를 세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