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왕흥사터 발굴이야기 : 손 끝으로 백제를 만난 사람들 -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지음

gold iris 2013. 5. 11. 18:18

2013.05.09 에 읽었습니다. 부산박물관 자원봉사자실에 비치되어 있는 책인데 빌려서 읽었습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부여 낙화암 건너편에 있는 왕흥사지를 발굴하다가 2007년에 사리기 일괄을 발굴하게 된 극적인 상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문외한이 보더라도 대단한 사리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리기는 금, 은, 청동으로 되어있는데 모양이 아주 야무지고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청동사리함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내용은 정유년(577년) 2월 15일에 백제 창왕(= 위덕왕 , 성왕의 아들)이 죽은 아들을 위하여 절을 세우고 부처의 사리 2과를 넣었는데 신의 조화로 3과가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책을 읽고 있자니 딸아이가 울산 신화리에서 발굴하던 일이 생각납니다. KTX가 지나갈 길에 유적지가 있어 발굴작업에 참여했었습니다. 학기중에는 학점을 따기 위해서, 그리고 방학중에는 아르바이트로...

책에 쓰인대로 밭에서 일하는 아낙네처럼 차려 입고 일을 합니다. 한번은 어떤 남자 선배가 굴삭기에 발등을 찍혔는데 뼈가 보일정도로 다쳐서 병원에 갔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발굴작업이 고상한 일이 아니라 상당히 위험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또 한번은 딸아이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인턴으로 있을 때 뜨거운 증기로 뭔가 유물을 세척한다고 하다가 무릎 아래 다리를 데어서 치료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흉터가 약간...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딸아이가 많이 생각났고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사리기를 발굴하는 순간, 얼마나 가슴 떨리는 감동이었을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큰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좋은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이런 일에 참여하여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존경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