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답사

통도사

gold iris 2011. 9. 17. 23:45

2011.09.17 퇴근한 남편과 오랫만에 통도사에 갔습니다. 지난주가 추석연휴여서인지 고속도로에 차량이 많지 않고 통도사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일주문 앞의 "이성동거필수화목, 방포원정상요청규" 을 보며 이성동거...는 알겠는데 방포원정...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걸어가니 지나던 나이 많은 깐깐하게 생긴 스님께서 "방포는 스님들의 가사, 원정은 스님들의 깍은 머리"라며 가르쳐주고 가십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크게 인사했지요. 아무리 도닦는 스님들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많은가봅니다.

일주문의 "영축산통도사"는 대원군의 글씨입니다. "불지종가, 국지대찰"은 해강 김규진의 글씨고요.

새로 매달아 놓은 것으로 보이는 연등이 있어서 의아했는데 10/1부터 개산대제를 개최한답니다. 곳곳에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천왕문" 현판 글씨는 누구의 글인지 무척 단정합니다. 통도사의 사천왕상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천왕상입니다. 다른 어떤 사천왕상보다도 부드러우면서도 위엄이 있고 상태도 좋고 크기도 큽니다. 목조입니다.

극락보전은 수리를 해서 새나무와 헌나무가 함께 이리저리 얽혀 있습니다. 외벽의 반야용선은 언제봐도 좋습니다. 지장보살이 뒤에서 봐주시는데도 어떤 사람은 이세상에 미련이 있는지 뒤를 돌아봅니다. 외벽에는 잔뜩 힘을 주고 있는 인왕상도 그려져 있습니다. 수미단 뒷 벽에는 범어가 씌여져 있습니다.

용화전 내부의 우물천장은 창건당시에는 엄청나게 화려했음을 짐작케 합니다. 용화전 앞에는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봉발탑이 있습니다.

통도사의 모든 건물이 장엄이 상당합니다. 내벽 또는 외벽에 좌청룡 우백호를 거의 건물마다 그려 놓았습니다. 

또 하나 멋진 건축물이 개산조당입니다.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멋집니다. 그 앞에는 팔정도를 새긴 석조물과 석등이 있습니다.

대웅전의 지붕은 아주 특이한 구조인데 그 위에 탑의 상륜부와 같은 구조물이 있습니다. 그저께 부산박물관 강좌에서 들은 얘기로는 대웅전을 하나의 탑으로 보고 만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웅전의 문짝의 조각도 정성을 다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금강계단은 지난 번에 갔을 때 때를 씻어내는 보존처리를 하고 있더니 산뜻하게 환해졌습니다.

지장전 내부의 벽화는 별주부전이 그려져 있고 "수궁"이라고 씌여 있습니다. 그 옆에는 민화처럼 까치와 호랑이(우백호) 그림도 있고, 치우로 보이는 그림도 있고, 좌청룡의 그림도 있습니다. 또 12띠의 동물을 크지 않은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장전의 우물천장도 화려합니다.

삼성반월교로 건너서 왔다갔다 했습니다.

가까운 곳에 너무나 멋진 사찰이 있어 좋습니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도 상당히 자주 가셔서 사진을 찍으셨던 곳입니다. 피부색이 검은 외국인 몇 사람이 보고 나가는 것을 보며 먼 곳에서 와서 이 멋진 사찰을 보고가는 아주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번을 가 보아도 갈 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것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