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루돌프 부흐빈더 베토벤 사이클 - 통영국제음악당

gold iris 2017. 10. 23. 19:12

2017.09.15~16 통영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사는 친구가 같이 피아노 연주 듣자고 초청해주었습니다. 서울에서도 온다는데, 불러줄때 가자!! 하고 콜.

석당박물관에서 봉사활동을 1시간 일찍 끝내고, 사상 서부터미널로 가서 통영행 버스를 탔습니다.

박물관에서 좀 일찍 나오려고 점심을 안먹었는데, 버스가 2분 후에 출발한다고 해서, 그냥 버스를 탔지요.

거가대교로 갈 줄 알았는데, 고속도로도 아니고, 2번 & 14번 국도를 타고 갑니다. 덕분에 창밖을 열심히 보면서 갔습니다.

터미널에서 친구를 만나서 게스트하우스로 갔습니다. 게스트하우스 벤치에서 친구가 사온 충무김밥을 엄청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점저로.

우리가 묵을 게스트하우스는 전혁림미술관 위에 있는 아파트였습니다. 조그맣고 오래된 주공아파트인데 예쁘고 깨끗하게 꾸며놓았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국제음악당으로 갔습니다.

티켓을 예매하고, 숙소를 알선해 주고, 터미널에서 숙소로, 숙소에서 음악당으로 같이 움직여주신 분은 친구의 페북친구인데, 통영에 사시는 분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친구와 알게되었답니다. 어쨌든 덕분에 엄청 편하게 왔다갔다했습니다.

친구가 예습을 해오라고 했지만, 저는 그런 공부를 안하는 터라, 그냥 가서 들었습니다.

72세의 피아니스트인데 제가 몰라서 그렇지 아주 유명하다고 하네요ㅎㅎ

공연장 로비에서, 친구는 전국 각지에서 온 매니아들과 인사하기 바쁩니다. 아마도 이분들은 늘 이런 생활을 하겠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봐도 참으로 유려하게 연주를 합니다. 저는 녹우당 현판을 쓴 옥동 이서의 글씨가 생각났습니다. 그 분의 글씨를 보면서 참으로 아름답고 유려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피아노 연주가 물 흐르듯합니다. 적지않은 연세에 대단합니다.

연주회는 두번이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7시와 토요일 낮 3시.

금요일 저녁 연주회가 끝나고 숙소로 갔는데, 바지런한 친구는 물티슈로 온 바닥을 다 닦아내고, 저는 서서 구경하고... ㅋㅋ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페북친구분과 같이 복매운탕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통영에 자리잡은지 8년 되었다는, 친구의 후배를 만나러 바닷가 카페로 갔습니다. 풍광이 마치 프랑스의 코트다쥐르 같습니다. 처음보는 친구의 후배와 커피도 마시고 점심식사까지... 후배가 국제음악당에 태워다주는 바람에 또 힘도 안들이고 이동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신세를 지고 다닙니다ㅎㅎ

역시 대단한 음악회가 끝나고, 이번에는 시내버스를 타고 통영터미널로 갔습니다. 마치 시티투어하는 느낌입니다.

고속버스 출발시간까지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하다가 헤어졌습니다.

올 때는 거가대교로 해서 왔습니다. 토요일 밤인데도 거제도 조선소에 불이 대낮처럼 밝습니다.

집에 오니, 저는 밤 10시 정도였는데, 친구는 밤 12시가 넘어서 서울에 도착했답니다.

친구덕분에 통영에서 멋진 음악도 듣고, 반갑게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통영에 사시는 친구의 페북친구도 고맙고, 점심 사준 친구의 예쁜 후배도 고맙고...

온통 고마운 일입니다.

그래서 <불러줄때 가자!!!>는 계속 될 겁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