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8 에 보았습니다. 첼로 20 명으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입니다. 이번 공연 역시 일반 오케스트라와 구성이 달라서 한 번 가보기로 마음먹고 입장권을 구입했지요. 가장 싼 것으로 예매했는데 2층에는 관객이 적어 훨씬 앞으로 가서 앉아서 듣고 나왔습니다.
지휘자 제프리 사이먼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인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쳄버 오케스트라 등의 지휘자로 활동했었고,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를 1993년에 창단했습니다.
단원들도 모두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자이거나 수준높은 콩쿠르의 입상자들입니다.
연주곡들은 소품들로 귀에 익숙한 곡들입니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지요.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영화 플래툰 삽입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1악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프레디 머큐리의 보헤미안 랩소디, 몬티노만의 영화 007 제밈스본드 테마, 프레데릭 요셉 릭케츠의 영화 콰이강의 다리 중 보기대령 행진곡 그리고 부산 롯데 자이언트 경기가 열리는 날 사직야구장에서 늘 불리는 부산갈매기와 아리랑 등을 연주했습니다. 앵콜곡은 3곡을 연주했는데 두번째는 생상스의 백조였고 세번째는 부산갈매기였습니다.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정말 멋진 곡입니다. 다양하게 편곡한 곡들이 있지만 다 듣기 좋습니다.
첼로로 왕벌의 비행은 처음 들었습니다. 어떤 악기로 연주해도 쉽지 않을 곡일텐데, 첼로로 들어도 멋집니다.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도 다양한 연주들이 있는데 이 역시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을 때는 스위스 몽트뢰에 있는 프레디 머큐리의 입상이 생각 났습니다.
아리랑과 부산 갈매기를 선곡한 것을 보면 듣는 사람들과 가까와지려고 노력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곡은 청중들이 호응하도록 지휘자가 단상에서 내려와 우리를 보며 지휘를 했습니다.
소프라노 발다 윌슨은 3곡을 불렀는데 그 중 한 곡이 아리랑입니다. 음정도 정확하지만 발음이 아주 정확합니다. 외국인이 하는 발음 같지 않습니다. '역시 프로구나' 했지요. 게다가 키도 훤칠하니 크고 미인이네요. 부럽...
아주 여린 소리로 연주중인데 핸드폰벨이 울립니다. 에고... 연주하던 곡이 끝나고 박수를 치고 다시 연주준비를 하다가 지휘자인 제프리 사이먼이 몸을 약간 틀어 뒤를 돌아보며 우리말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다음 연주를 시작합니다. 아마도 핸드폰벨이 울린 것에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졌음을 알고 일부러 우리말로 그런 제스처를 취한 것 같습니다.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부 시작해서 3곡을 연주하고 인사말을 할 때도 메모지를 들고 나오기는 했지만 여러분과 함께 해서 오늘 저녁에 행복하다고 또렷한 한국어로 인사를 했습니다. 분명히 더욱 가깝게 느껴지더군요.
먼 나라에서 온, 처음 본 사람들이 한국어로 인사하고 아리랑과 부산갈매기를 연주하니 음악으로 하나된다는 것을 한 번 더 실감하는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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