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최재형 - 최올가ㆍ최발렌틴 지음, 정헌 옮김

gold iris 2024. 7. 16. 12:54

2024.07.16.
최재형 평전이 아니기에, 최재형에 관한 내용으로만 구성된 책은 아닙니다.
최재형의 다섯째 딸 올가와 셋째 아들 발렌틴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아버지 최재형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 있습니다.

최재형은 1860년 함북 경원에서 노비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극심한 가난 때문에 아버지ㆍ형과 연해주로 갔습니다.
1920년 4월 5일 만60세에 우수리스크 자택에서 체포되어, 다음날 일본군에게 총살되었습니다.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가족들이 일본군에게 취조당하며 고문받을까봐, '나는 60년을 살았으니 살만큼 살았다'고 하고는 순순히 잡혀갔습니다.
최재형은 블라디보스톡 상주 러시아군에 군납을 하고 무역업을 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 연해주의 독립투사들에게 많은 지원을 했고 스스로 항일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연해주 한인 마을에 학교와 교회를 세우고, 우수한 학생들은 러시아 전역으로 유학을 보냈습니다.
또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를 적극적으로 뒷바침하고, 거사 후 안중근의 가족을 돌봤습니다.
대한민국은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습니다.

최재형은 딸이 7명, 아들이 4명입니다.
그 중 올가(5녀)와 발렌틴(3남)이 자신들의 일생을 기록했는데, 다른 독립운동가의 가족들이 그랬듯이, 그들도 아주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가족 중 7명이 죄도 없이 총살형을 당하고, 이 책을 쓴 올가는 7년의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역시 이 책을 쓴 발렌틴도 20년 이상을 '인민의 적'으로 낙인 찍혀 불이익을 당하고 살아야 했습니다.
발렌틴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런 책을 쓰고, 아버지 최재형의 애국적 활동과 인생을 알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최재형이 독립운동을 지원한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학교를 세우고 인재를 길러내는 일을 했다는 것도 아주 훌륭한 일입니다.
최근 뉴스 시간에 여러날 계속 나오던, 인도의 어느 재벌의 아들이 호화 결혼식을 하면서 4500억을 쓰게 될 거라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며 드는 생각은 '그 돈이면 불가촉천민을 위한 학교를 천 개도 지을 수 있을텐데...' 하는 것이었습니다.
태어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지만, 어떤 생을 사는가 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입니다.

"안중근 평전"을 주문해서 곧 도착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