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23

종이너머(2023) - 오아나 수터 킨티리안 감독

2024.11.12. 영화의전당/2024 캐나다 영화제/섹션3 NFB(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의 유산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2024ㆍ2025가 캐나다ㆍ한국 상호 문화 교류의 해랍니다. 종이책에 관한 다큐라기에 얼른 가봤습니다. 감독은 루마니아의 아르메니아인입니다. 차우셰스쿠 정권이 무너지면서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그때 지니고 나온 종이 한 상자가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한 세기도 더 전에 증조부모가 남긴 기록들입니다. 디지털과 인터넷의 시대에서 종이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아프리카 모리타니 싱게티의 모래에 파묻히고 있는 도서관의 책들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프랑스에서 폐기물(쓰레기) 더미에서 문서나 책을 찾아 수집하는 사람,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탐색을 합니다. ..

영화 2024.11.12

마리우폴에서의 20일(2024) -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

2024.11.07. 2024년 3월 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아카데미 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다큐이기에 얼른 보러 갔습니다. 상영관에 단 4명이 들어왔습니다. 푸틴이, 러시아가 위험할 것 같다며(종합적으로 봤을 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위협이 되냐고요~) 우크라이나 침공을 선언하며 마리우폴이 공격을 받습니다. 침공 첫날부터 20일간 AP통신 영상기자인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가 목숨을 걸고 촬영한 것입니다. 나레이션도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가 합니다. 러시아군이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하여 산모와 애기 들이 사망합니다. 너무 비참합니다. 축구하던 16세 소년도 가까이에서 폭탄이 터져 사망하고요. 어떤이는 촬영하지 말라고 하고, 어떤이는 찍어서 푸틴에..

영화 2024.11.07

프리다 : 삶이여 영원하라(VIVA LA VIDA)(2024) - 조반니 트로일로 감독

2024.11.06. 프리다 칼로(1907~1954). 47세에 별세했습니다. 그의 삶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참으로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육체적 고통보다 훨씬 더 심했을 정신적 고통... 한 세기 전에 살았지만, 참으로 용감하고 독립적이었으며 자존감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매력적인 사람이고요. 그의 그림을 보면 그의 일생이 보입니다. 처절하기까지 하죠. 자신의 작품은 초현실주의 작품이 아니라고 했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자신을 리얼하게 드러낸 작품이지요. 길지 않은 그의 삶이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참으로 강한 여인이었고, 훌륭한 화가였습니다.

영화 2024.11.06

티치아노 : 색채의 제국(2024) - 줄리오 보아토ㆍ라우라 키오쏘네 감독

2024.10.22. 매달 개봉하는 시리즈를 빠뜨리지 않고 보는 중입니다. 오늘은 비가 오지만, 친구가 '그래도 가서 보라'기에 미션 수행하듯이 영화의전당에 다녀왔습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을 증명하는 레전드급 화가입니다. 김춘수의 시 "꽃"처럼 그의 이름을 안 이후로 그의 그림을 다시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베네치아는 정말 대단한 도시입니다. 티치아노(1488 경~1576) 같은 화가가 나올 수 있는 도시인 것이지요. 티치아노의 고향은 이탈리아의 알프스 돌로미테 산지가 보이는 고장입니다. 아마도 고향에 계속 있었으면 그런 대가가 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베네치아였기에 티치아노도, 틴토레토도, 베로네제도 나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볼 수 있었던 티치아노의 그림은 몇 점밖에 안되지만..

영화 2024.10.22

뭉크 :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2022) - 미켈레 말리 감독

2024.09.02. 이 다큐를 보기 전에 뭉크전(한가람미술관) 보기를 잘 했습니다. 뭉크의 그림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큐를 봐도 뭔 일이 있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점의 그림을 본 후 다큐를 보니 전시장의 그림들이 기억나서 좋습니다. 그의 그림처럼 그의 한평생도 우울하고 불안하고 그랬네요. 이 세상 누구라도 평생 찬란한 햇빛같은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결핵으로 5살에 엄마를 여의고, 큰누이도 역시 폐결핵으로 일찍 죽고, 아버지는 강박적으로 엄격하고... 정신적으로 온전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다가 세기말의 독특한 분위기까지... 그림이건 서예이건 글이건 자신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맨처음에 보티첼리를 볼 때는 관람객이 몇 명(9명) 안되더니, 횟수가 거듭될수록..

영화 2024.09.02

제프 쿤스 : 그 은밀한 초상(2024) - 파피 코르시카토 감독

2024.08.05. 오~~ 재밌습니다!!! 보티첼리, 라파엘로와 함께 제프 쿤스가 왜 이 다큐 시리즈에 들어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려고 그런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물론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어서 많이 팔리면 좋은 것이지만..) 그의 성장과 어린 시절의 추억 등에서 그렇게 예쁜 반짝이는 풍선 강아지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아버지는 해마다 아주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고, 그것을 보고 자란 제프 쿤스는 그런 반짝이는 작품들을 만들었네요. 역시 부모의 영향이란...(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제프 쿤스에게는 혼전에 생긴 딸이 하나 있지만 여친이 결혼을 거부하고, 딸은 입양을 보냈는데, 다 커서 만나게 됩니다.(아빠 똑 닮았음 ㅎ) 유명한 이태리..

영화 2024.08.07

마운틴 퀸 : 락파 셰르파(2024) - 루시 워커 감독

2024.08.05. 락파 셰르파, 훌륭합니다!!! 셰르파족은 태어나면 성은 모두 셰르파이고, 이름은 태어난 요일에 따라 붙인답니다. 월요일 - 다와, 화요일 - 밍마, 수요일 - 락파, 목요일 - 푸르바, 금요일 - 파상, 토요일 - 펨바, 일요일 - 니마입니다. 그래서 수요일에 태어나서 이름이 락파 셰르파입니다. 셰르파족 여자는 등반을 할 수 없답니다. 하지만 락파는 어린 나이임에도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장을 해서 등반을 했습니다. 여러 번의 등반 중 루마니아 출신인 조지를 만나 결혼을 하고 딸 둘(써니, 샤이니)을 낳았지만, 조지는 락파를 폭행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조지와 이혼을 하고, 조지를 만나기 전에 낳은 아들과 조지와 결혼 후 낳은 딸 둘, 자식 셋을 기르며 어렵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락파는..

영화 2024.08.07

러브 앤 젤라또(2022) - 브랜던 캠프 감독

2024.08.05. 로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로마와 피렌체의 모습을 볼 수는 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미흡합니다. 로마 베네치아 광장과 트라야누스 원기둥 주변, 콜로세움, 포로 로마나. 생각해보니 그 네 곳은 모두 가까이 있는 곳이군요. 피렌체 장면에서는 산타크로체성당이 보입니다. 영화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가 유언으로 남긴 로마 여행을 하는 내용입니다. 엄마 역시 옛날에 로마 여행을 하며 주인공인 리나를 임신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섕부도 찾았지만, 그와는 한마디 말도 나누지 못하고, 리나는 로마에서 새로운 삶을 누립니다. 제가 어린 리나와 공감을 못 해서인지, 배경이 되는 로마와 피렌체의 모습만 열심히 쫓아다녔습니다. 리..

영화 2024.08.07

The Hours(2003) - 스티븐 달드리 감독

2024.08.01. '이분들이 나이들어 보이지가 않네' 하고 생각했더니, 2003년 작품입니다. 무려 21년 전에 만들어진. 어쩐지~ 그들이 불로초를 드셨나 했네요. 리모콘을 이리저리 누르다가 멋진 영화를 만났습니다. 1923년의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만) 1951년의 로라 브라운(줄리안 무어) 2001년의 클라리사(메릴 스트립) 세 여자의 하루를 교차하며 보여줍니다. 1923년의 버지니아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 중이고, 둘째를 임신한 1951년의 주부 로라는 "댈러웨이 부인"을 읽는 중이고, 편집장인 2001년의 클라리사는 별명이 "댈러웨이 부인"입니다. "댈러웨이 부인"으로 보이지 않는 끈이 연결되어 보입니다. 꽃 - 파티 - 자살 충동 - 헌신적인 배우자 - 성 정체성, 이런 것들이 각..

영화 2024.08.01

Lady Bird(2018) - 그레타 거윅 감독

2024.07.31. 고등학교 졸업반 여학생이 주인공입니다. 원래 이름은 크리스틴. 하지만 부모가 지은 이름이 마음에 안든다고 '레이디 버드'로 불러달라고 합니다. 자유로워 보이는 새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새크라멘토에 사는 크리스틴은 뉴욕의 대학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엄마와는 사사건건 부딪히고, 미션 고등학교도 싫고, 집과 가까운, 등록금이 많지 않은 시립대학도 싫습니다. 남자 친구와도 뜻대로 되지를 않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뉴욕의 대학에 입학합니다. 그리고는 싫어하던 성당에도 가고, 고향을 아름답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도 그렇게도 싫어하던 엄마의 잔소리를 되새기며 바르고 멋진 대학생활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얼샤 로넌이 반항적인 여고생 역할을 잘 했습니다.

영화 202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