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살고 있는지도 5월이면 만 12년이 됩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살고 있지만 온천천을 따라 산책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3년전 척추의 디스크가 튀어나왔는데 걷기 운동을 해야 안아프다고 하기에 산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직중에는 저녁에 가끔 걷기운동을 했지만 요즈음은 낮에도 걷기운동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낮에 산책을 하고 있으면 '아, 내가 퇴직을 했구나' 하고 실감이 납니다.
요즈음은 벚꽃이 한창입니다. 가지끝까지 꽃이 피어 그야말로 만개하였습니다. 벌써 바람에 꽃잎이 휘날리기도 합니다.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네 할일을 다하고 떨어져 사라지는구나'하고 생각합니다. 또 나는 얼마나 내 할일을 했는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자랑스럽지는 못해도 부끄럽지는 않아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