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답사

봄나들이 2 - 김제 벽골제

gold iris 2013. 5. 8. 23:43

2013.05.02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둘러보고 김제 벽골제로 향했습니다. 벽골제는 처음입니다. 어릴때 역사수업에서 들었던 제천 의림지, 밀양 수산제, 김제 벽골제.

벽골제는 백제 11대 비류왕 27년(330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고대의 저수지중에서는 최대규모입니다. 현재는 3km의 제방이 남아있습니다. 만경강과 동진강 사이에 있는 원평천에 만들어진 제방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둘러보나 산이 보이기 마련인데 김제에 들어서니 지평선이 보입니다. 그 넓은 들에 농업용수를 제대로 공급하고 조절하기 위해 약 1700년 전에 제방을 쌓았던 것입니다. 인구수도 지금보다 훨씬 적고 도구들도 지금과 비교가 안되는 시절이니 참으로 엄청난 사업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어려움이 단야낭자설화로 나타났겠지요.

벽골제 근처에 백룡과 청룡이 살았는데 백룡은 인명과 제방을 지켜주는데 청룡은 심술궂어 비바람으로 재난을 자주 일으켰답니다. 백룡이 청룡에게 충고를 해도 청룡의 해꼬지가 계속되니까 두 용은 싸우게 되고, 마침 벽골제보수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제방공사가 무사히 이루어지려면 김제태수의 딸인 단야낭자를 바치라는 청룡의 요구에 단야낭자는 목숨을 바치고 제방은 무사히 잘 만들어졌답니다.

그래서 공원에는 큼직한 용 두마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수량을 조절하던 수문(장생거)과 중수비(사적111호)도 있습니다.

벽골제 공원에는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이 있습니다. 농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아주 유익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앞마당에는 제가 어릴때 많이 했던 '시마(돌)차기' 선이 그어져 있어서 잠시 옛 생각이 났습니다.

벽골제공원 길건너에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이 있습니다. 벌교에는 태백산맥 문학관이 있지요. 문인들의 문학관이 많지만 작품마다 따로 문학관이 있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저는 아직 "한강"을 안 읽었는데 읽어봐야겠지요. "태백산맥"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아리랑"은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일제강점기를 아주 잘 표현한 소설이니 꼭 읽어보라고 자주 권했었습니다. 소설은 분명히 꾸며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료를 바탕으로, 사료에 남지 못한 이야기들을 재현한 것이라고 하겠는데, 웬만한 역사책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역사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학생들에게 권한 것입니다.

문학관에는 조정래선생의 서재가 구성되어 있고 손에 쥐고 사용했던 종이칼, 담배파이프, 만년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담배파이프는 제 친정아버지께서 쓰시던 것과 같은 것이 있어서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조정래선생은 그림도 잘 그려서 자화상도 있고 소설의 배경을 직접 그려보기도 했더군요.

어디만 다녀오면 읽어야 할 책이 자꾸 늘어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