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답사

스페인 여행 13 - 론다(투우장)

gold iris 2012. 4. 15. 00:52

2012.03.06 론다의 누에보 다리를 보고 가까이 있는 투우장으로 갔습니다. 스페인의 투우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바로 이 도시에서 투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직 투우 시즌이 아니어서 빈 투우장을 둘러보았습니다. 9월에만 투우경기가 있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이드의 멋진 설명으로 스페인 여행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 중 한 곳이 되었습니다.

론다에서 투우가 시작되어 이 투우장이 가장 대표적인 투우장이랍니다. 우리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투우사가 들어가는 경로가 아닌, 소가 들어가는 경로를 따라 들어갔습니다.

500kg이 넘는 소 10마리를 선택하여 열흘간 소금과 물만 먹이며, 좁고 어두운 방에 가두어 두고, 일부러 성질을 사납게 하면서 경기날을 기다립니다. 경기날이 되면 8마리를 골라 투우장으로 내보냅니다. 투우장으로 한 마리씩 차례로 들어가는데, 운동장으로 나가기 직전, 문 앞에서 투우사들이 겨낭해서 창을 꽂을 자리인 소의 등에 리본을 작살로 박아 넣습니다. 옛날에는 리본을 가죽에 꿰어 메달았는데, 지금은 피부 속으로 들어가면 우산살처럼 퍼지는 작살을 꽂습니다. 소는 소금만 먹고 있다가, 등에 작살이 박힌 상태에서 햇볕 강렬한 운동장으로 나가는 순간, 사람들의 환호성에 더욱 흥분하고 놀라게 됩니다. 투우사들이 붉은 천으로 이리 저리 오고 가게 하다가, 등의 리본을 향해 창을 던지는데, 이 창들은 소의 심장까지 들어가지 않도록, 창끝에서 일정한 위치에 빙둘러서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피를 흘리며 힘들어 하는 소를 향해 마지막으로 주인공 투우사인 마타도르가 칼을 들고 소를 겨냥했다가, 역시 리본이 꽂힌 곳에 칼을 꽂으면, 소는 그 자리에서 부들부들 떨다가 고꾸라져서 죽습니다. 이 칼 역시 칼 끝이 적당하게 휘어져 있어서, 위치만 정확하게 찌르면 바로 소의 심장으로 칼이 들어갑니다.

소가 죽으면 기념으로 소의 한 쪽 귀를 자르고, 수레가 소를 메달아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나갑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죽은 소를 주민, 제공자, 주최자, 세금으로 4등분하여 나누었답니다. 지금도 식당에서 소를 사가기도 한답니다.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류냐 지방만은 주민투표를 통해서 올해부터 투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답니다. 이야기를 듣고보니 이런 경기는 구태여 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되었습니다.

투우사들은 경기에 들어가기 직전에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기도소에서 성모마리아께 기도를 하고 들어갑니다. 기도를 안한다면 그것이 더욱 이상한 일이겠지요.

채플 맞은편에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투우사들의 옷과 사진, 박제가 된 엄청 큼직한 소머리들과 도구 등이 있습니다.

투우사들의 옷이 지나칠 정도로 몸에 꽉 끼는 이유는 안전을 위해서랍니다.

더운 때에 경기를 하기때문에 투우장의 좌석도 그늘진 곳이 비싸고 햇볕이 드는 곳은 가격이 싸답니다.

가이드의 설명이 어찌나 실감나게 재미있는지, 설명이 끝나자 모두들 박수를 쳤습니다.

투우장을 나와 다른 쪽으로 가니 투우장의 다른 출입구 쪽에 안토니오 오르도네스와 그의 아들인 카에타노 오르도네스의 동상이 있고, 헐리웃의 거리처럼 길바닥에 투우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벚꽃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아몬드꽃입니다. 선인장이 정말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