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점자도서관에서 낭독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었습니다.
컴퓨터에 mp3 파일로 저장하면 제대로 녹음했는지 점검하고, 카세트 테이프와 CD로 만들어져서, 맹인들에게 대여를 한답니다. 대체로 나이드신 분들은 카세트 테이프를, 젊은 사람들은 CD를 원한답니다.
도서관 담당자가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고, 녹음을 시작했는데 마음먹은대로 잘 읽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어렵지도 않은 단어들이 혀가 꼬이고, 입안에 침이 고이고, 침이 꼴깍 넘어가고... 30분 분량 녹음하는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래도 첫 녹음 치고는 많이 한 것이랍니다. 다른 사람들은 첫 날은 세 시간을 녹음해도 10분 정도의 분량 밖에 못한다고 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작고, 그것도 좀 더 커졌다 작아졌다해서 앞으로는 고르게 소리가 나오도록 해야 한답니다.
2주동안 연속으로 도서관에 가지를 못했더니 도서관에서 만나는 어린 처자가 왜 제가 안오는지 자꾸 묻더랍니다. 어찌나 고마운지요. 다음주에는 피자라도 한 판 같이 시켜먹고 와야겠습니다. 그 처자는 테이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아마도 제가 읽은 것도 테이프로 만들겠지요. 어린 처자가 안부를 물어주는 것도, 봉사활동 하는 것도 모두모두 고마운 일입니다.
낭독하는 책은 수 년 전에 읽었던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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