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 :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불편한 공존 - 마이클 샌델 지음

gold iris 2023. 8. 20. 11:27

2023.08.19.
1996년 "민주주의의 불만"이라는 책으로 출간했던 것을 개정한 책입니다.
마이클 샌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책의 내용이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냥 쉽지만은 않은 그의 책들이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는 하나 봅니다.

이 책은 1776년 미국 독립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경제정치학에 관한 내용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초의 민주공화국으로 출발했는데, 민주주의가 제대로 펼쳐지려면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가와 관련된 정책들이 대통령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자작농의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노동자들은 자신이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제조업자가 될 때까지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될 것이고, 이러한 농민과 제조업자들이 시민이 될 때에 행정 권력이나 경제 권력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치 시민이 될 수 있고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미국 독립 당시에는 정치든 경제든 권력이 집중되면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1830년대에는 '노동의 존엄성은 고용주가 아닌 자기자신을 위해 일하는 수준으로 지위를 높힐 기회가 보장된다는 데 있었다'고 생각했다는데, 20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노동자가 이렇지 못한 것 같으니, 과연 발전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제조업이 발달하면서는 시민을 생산자보다는 소비자라는 관점으로 보게 되면서, 자유를 누리는 시민의식의 정치경제학에서 성장 및 분배 정의에 포커스를 맞추는 정치경제학으로 변화합니다.
로버트 케네디는 '복지가 빈곤을 완화할 수는 있어도 시민의식을 온전하게 발휘할 정도로 도덕적ㆍ시민적 능력을 사람들에게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국민총생산이 늘어 복지제도가 잘 실현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됐다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샌델은 시민이 된다는 것은 자기가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식을 고민한다는 것이고, 자기를 온전하게 인간적 존재로 만들어주는 미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는 뜻이라고 얘기합니다.
특히 1980년대에 레이건 대통령의 등장 이후 세계화가 이루어지면서 경제의 금융화 및 능력주의가 주도하는 세상이 되고,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혜택을 누리고, 대부분의 노동자 및 자영업자, 소시민들은 빈부격차의 심화와 일자리 소멸로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은 신용대출은 아편과 같다고 했다네요.
너무나 맞는 말인데, 정부는 기업 편이 되어서 규제 강화에는 뜻이 없어 보입니다. 젊은이들이 평생동안 빚을 온몸에 지고 가는 것을 보면, 이것이 맞게 사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구상 여러 곳에서 반엘리트주의가 표출되고, 우리사회에서도 분노게이지가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겠지요.
샌델은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답이라고 주장합니다.

세계화, 경제의 금융화, 능력주의, 게다가 인터넷과 SNS로 순식간에 연결되는 세상에서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잡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몇 배나 많은 제가 이럴진대, 젊은이들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두렵기까지 할까요... 누구를 위한 세상이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잘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