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9.
재밌게 단숨에 읽었습니다.
지은이는 피부과 의사를 정년 퇴직한 뒤, 조선의 초상화에 나타난 피부병변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분입니다.
조선의 태조 어진부터 대한제국 말기 매천 황현의 초상화까지 18개의 초상화를 다루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초상화와 다르게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아주 정직하게 그린 것이 조선의 초상화의 큰 특징입니다. 늙거나 병든 모습을 정직하게 세밀하게 그렸습니다.
부산박물관에도 보물로 지정된 (동래부사를 지낸)이덕성 초상화가 있는데, 얼굴의 마마 자국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직함, 올곧음이 조선의 선비정신이라고 저자는 얘기합니다. 초상화를 남긴 조선시대의 인물이라면 여러 면에서 최상위층에 속했던 인물이었을 것이고, 보기 흉한 부분은 감추고 초상화를 그리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이마에 있는 혹까지 그린 어진부터 조선이 쇠망한 대한제국 말기의 황현의 사팔눈을 그대로 그린 초상화에 이르기까지 진솔하게 그린 것은 우리에게 선비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비정신을 오늘에 되살려야한다고 하시네요.
일본의 기록에 의하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간경변증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만성간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그들의 초상화에서는 얼굴을 분칠한듯 하얗게 그려서 그런 것들을 알아볼 수 없답니다.
이전에 '법의학자(문국진)가 본 그림'에 관해 쓴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은 주로 서양화를 다루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경제학자(송병건)가 본 그림'을 다룬 책도 재미있었습니다.
상당히 다른 것 같은 분야가 융합되니 색다르면서도 더더욱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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