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땡큐, 마스터 킴 - 엠마 프란츠 감독

gold iris 2010. 9. 9. 20:37

 2010.09.09 에 보았습니다.

또 다른 제목은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 입니다. 호주의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가 동해안 별신굿 기능보유자인 김석출 선생을 찾아, 만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호주 사람이 만든 우리나라 음악 이야기입니다. 사이먼 바커가 우연히 김석출 선생의 음악을 듣고 반해서,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나라의 음악과 문화를 접하고, 어떤 연주를 해야하는지 알아간다는...  사이먼은 우리음악을 접하면서 결국 우리의 판소리와 굿판에 호흡을 맞출줄 알게 됩니다. 음악을 통해서 인종과 민족에 구애받지 않고 소통하고 교감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1977년 쯤에 김석출 일가의 동해안 별신굿을 '공간사랑'에서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30년도 더 되었네요. 대학 1학년 때, 지금은 돌아가신 저보다 9살 많은 막내삼촌이 고 김수근씨의 '공간'사에 근무하셨는데, 공간사의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그때도 주로 혼자 다녔습니다.ㅋㅋ  

그 때 본 공연들은 지금은 전설입니다. 공옥진 선생의 병신춤, 이매방 선생의 승무, 진도 씻김굿, 무속인 김숙자 선생의 살풀이, 김영희의 닥종이 인형전시회, 음악평론가 한상우 선생의 설명을 겯들인 음악감상회, 이윤택 연출의 연극...

공옥진 선생의 심청가를 들을 때는 눈물이 났습니다. 이매방 선생의 승무를 보면서 세상에 이런 춤도 있구나 하며 까무라칠뻔 했습니다. 진도 씻김굿에서 칼 위에 올라가는 춤도 보았습니다. 소복입은 김숙자 선생의 살풀이를 보면서 정 중 동을 보았습니다. 김영희의 닥종이 인형을 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눈물나게 예쁜 인형도 있구나 했구요. 한상우 선생의 설명을 듣고 나서 모든 조명을 끈 채 암흑속에서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전곡을 감상하고 홀딱 반했었습니다. 소극장 '공간사랑'의 활동을 보며 너무 세련되어서 얄밉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김수근씨는 한참 앞서가는 분이었습니다.

막내 작은아버지 덕에 정말 잘 보고 다녔어요. 거의 공짜로... 작은 아버지 한테서 쿠폰을 잔뜩 받아서 커피도 마시고,.. 지금 생각해도 행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