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결혼 32주년이 지났습니다. 돌아보면 잠시인듯한데, 32년이라니...
짧지않은 시간동안 두루두루 아무일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 만큼의 시간을 남편과 큰소리 한 번 내지않고, 눈 한 번 흘기지 않고 살아왔으니 그것만으로도 잘 살아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가장 큰 고비는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생깁니다. 자식이든, 부모이든, 형제이든... 남이라면 견디기 힘든 일이 생기면 안보면 그만이지만, 자식, 부모, 형제의 경우는 안 볼 수가 없기때문이지요.
요즘에 와서는 아들이 어렸을 때 잘 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젊은 엄마의 마음에 흡족하지 못해서, 저도 모르게 아이를 힘들게 하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얼마 전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본 장영주의 작품 하나를 보고 아주 공감했습니다. 붉은 하트가 갈갈이 찢어지고, 검은 못이 수도 없이 박혀서 피를 뚝뚝 흘리는데, 군데군데 예쁜 분홍색천으로 찢어진 곳을 이어 놓았습니다. 리본도 하나 달아놓구요. 그 그림을 보면서 '그래, 상처받은 마음이 딱 저렇겠구나. 그래도 또 저렇게 밴드를 붙여가며 치유하며 살아가는 것이구나.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자주, 더 깊은 상처를 만들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작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작품을 직접 보면 훨씬 느낌이 좋습니다.
앞으로라도 아들에게 상처주지 않도록 조심하고자 합니다.
아들이 결혼기념일이라고 사온 케잌을 아메리카노와 마시니 너무나 고소합니다. 덕분에 몸무게가 늘게 생겼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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