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없다 - 전여옥 지음

gold iris 2011. 5. 10. 23:35

2011.05.09 에 읽었습니다. 1993년 11월에 나왔으니 18년이나 된 책입니다. 거의 20년이네요. 그 당시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베스트셀러였습니다. 기자출신이어서 그런지 글이 간략하면서 명확하게 자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이구요.

동감하는 부분도 있긴하지만 1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의 좋지 않은 모습을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몰개성 패션주의'라는 부분에서 명품을 너도나도 들고다니는 여자들에 대해서 썼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도 그러합니다. 며칠 전 신문을 보니 샤넬 핸드백의 가격이 오를 예정이어서, 결혼할 신부들이 다이아몬드반지는 안 받아도 샤넬 핸드백은 받아야 한다면서 6, 7백만 원 짜리 핸드백을 사려고 서울에서 지방의 백화점까지 내려온다는 기사였습니다.

'식어버린 도시락'이라는 부분에서는 먹고 놀고 물건을 사는 정보만을 주로 다루는 여성잡지와 그런 세태에 대해서 썼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자들이 많이 보는 잡지나 공중파 방송을 비롯하여 많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의 상당한 부분이 맛집 소개와 먹거리, 놀거리 등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연예인에 관한 얘기, 연예인끼리 나와서 히히덕 거리는 프로그램 등...

'여자의 복수가 시작된다'와 '결혼 삼십년의 청구서'라는 글에서는 부부가 아이를 적게 나아서 급속한 인구감소추세를 보인다는 것과 남편의 정년퇴직을 기다렸다가 위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면 부인이 이혼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인구감소와 황혼이혼이 생각났습니다.

'무릎을 꿇지 말고 서서 하라'는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이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장면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레스토랑에서 바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지메라는 일본오락'에서는 약하고 힘없는 아이를 괴롭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현재 우리의 학교 현장에서도 이것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있지요.

저자는 일본의 좋지 않은 점은 배우지 말자는 의도가 있었을 터인데, 1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굳이 따라하지 않아도 될 이웃나라의 모습을 따라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