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3년을 수고하신 형님

gold iris 2024. 2. 11. 14:37

2024.02.11.
큰 집의 큰 조카가 곧 만 52세가 되니, 형님께서 시집오신 지는 53년 정도 되었을 것입니다.
형님께서 시집오자마자, 어머니께서는 제사와 명절 차례, 생신 등을 형님께 일임(?)하셨습니다.
형님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도 아파지니, 몇 년 전에는 3대 봉제사 하던 것을 2대로 바꾸었고, 그 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제사를 기일마다 지냈던 것에서 부부는 함께 한 번만 지내는 것으로 바꾸어서, 일곱 번 지내던 기제사는 최근에는 두 번을 지내면 되게 되었습니다. (명절 차례까지 하면 모두 연 아홉 번이었지요)
하지만 이번 설날에, 명절 차례는 모두 생략하고 (추석에 성묘는 가겠지만), 기제사는 아버님 어머님 제사만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문중에서는 이미 다들 그리 하고 있다는군요. (그럼 우리도 진작 따라하지 않고...)
그래서 이제는 1년에 한 번, 아버님 기일에 아버님 어머님 제사만 지내면 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명절은 부담없이 "즐거운 명절"이 되리라 봅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형님께서 맏며느리 역할하신다고 정말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 특히 IMF 관리 체제 때에 빈털털이 정도가 아니라 경제사범이 된 시숙이기에, 경제 사정이 어려우니, 명절과 기제사 때마다 형님께서는 참으로 힘드셨을 겁니다.
이제는 조카들도 장성하고, 착한 며느리들과 똑똑하고 예쁜 손주가 넷이 되었습니다.
머리꼭대기에서 발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고, 하루종일 시간 맞춰 이런저런 약을 드시게 되었지만, 남은 시간은 조금이라도 몸과 마음이 편하시면 좋겠습니다.
형님~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