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5에 보았습니다. 1956년에 만들어진 세실 B.데밀 감독, 찰턴 헤스턴, 율 브린너의 "십계"가 워낙 유명한 대작이라, 이번 "엑소더스"는 과연 어찌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1956년과 2014년 사이에는 58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있습니다. 그동안 기독교계이든, 비기독교계이든, 성경에 대한 해석과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모세'라면 십계명과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의 이야기가 핵심입니다. 1956년 "십계"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때는 신의 신령스러운 불로 돌판에 새겨진 십계명을 모세가 들고 나오지만, 2014년 "엑소더스"에서는 모세가 직접 새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더 설득력 있지요.
홍해가 갈라지는 모습도 "십계"에서는 모세가 바다에 이르니 바다가 양쪽으로 쩍 갈라지며 물로 이루어진 벽이 세워지는데, "엑소더스"에서는 모세가 홍해에 도착했는데 썰물이 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포기하다시피하고 있는데 드디어 썰물이 되고 바다에 길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이집트에 재앙이 계속되는 것도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나일강에 적조현상이 심해져 생선들이 죽고, 그래서 개구리들은 살려고 육지로 모두 올라오고, 그래서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리고, 게다가 메뚜기떼까지 발생합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적조현상이나 녹조현상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고, 개구리들이 몰려드는 장면은 마치 인도양에 있는 크리스마스섬의 붉은게들이 육지에서 바다로 몰려나가는 것을 연상시킵니다.
영화를 보면서 성경속의 기적을 상당히 합리적, 논리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세가 어째서 길이 열리는 바다를 알고 있었는지, 십계명이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을지...
하지만 히브리인들이 홍해에 도착했을 때 썰물이 되어 길이 열렸다는 것 자체가 기적임에는 틀림없지요.
모세도 위대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줍니다.
제가 보기에는 진일보한 "십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1937년생이니 77세나 되었는데도 이렇게 노익장을 과시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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