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2. 부산KBS홀에서 보았습니다. 김영임의 소리를 한 번 듣고 싶었습니다. 다만, 주제가 '효'이다보니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라, 제가 원하는 레퍼토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일단 예매를 했지요. 예상대로 관람객은 노인들이 당연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좌석번호를 잘못보고 남의 자리에 앉았다가 일어서는 모습도 보구요. 131번인데 31번에 앉으셨다네요~ㅎㅎ
어머니, 아들, 딸, 며느리, 장인, 장모가 나오는 간략한 꽁트와 연결하여 김영임의 대표적인 곡인 회심곡을 부릅니다. 꽹과리를 손에 들고 북소리에 마추어 아주 구성지게 부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굿판이 벌어지는데, 이 때는 악사들이 나와 반주를 합니다.
오늘 구경오신 분들 모두 무병장수하고 재수있으라고 하며 복전을 올리라고 바라를 벌리니, 할머니들이 나와 만 원짜리들을 올려 놓습니다. 김영임이 '용돈을 드려야하는데 오히려 이렇게 받아서 어쩌나' 하면서 얘기하니, 어떤 할머니가 뭐라고 하시는지 들리지는 않지만 김영임에게 뭐라고 여러 마디 얘기를 나누다가 들어가십니다. 아마도 이 공연을 꼭 보고 싶었다고 하셨겠지요. 소리 잘 한다는 말씀도 하셨을 것이고, 어찌 그리 내 속에 있던 얘기를 하냐고도 하셨을겁니다. 김영임이 양손에 들고 있던 바라에 지폐가 제법 수북이 쌓였습니다. 이 돈은 공연단이 갖는 것이 아니라 독거노인에게 쓸 것이라고 얘기도 합니다.
무대장치가 화사하고, 우리무용이 그렇듯이 무용단의 의상 색깔도 아주 곱습니다. 소리꾼들의 한복도 곱고 김영임의 무대의상도 볼 만합니다. 그래서 공연은 직접 가서 보아야 합니다. 그것도 이왕이면 가까이서 보는 것이 좋구요.
김영임이 시원하게 소리를 잘 합니다. 성량이 작은데다 절대고음불가인 저는 이렇게 시원하게 목청껏 노래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부럽습니다.
공연이 아직 덜 끝났는데 할머니들이 일어서서 나가시니, 김영임이 왜 나가시냐고 묻습니다. 할머니들이 공연끝나면 화장실에 사람이 몰릴 것이라 미리 나가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말리지도 못하고...
제가 원했던 레퍼토리와는 좀 달랐지만 잘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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