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연구 : 초상화와 초상화론 - 조선미 지음

gold iris 2024. 5. 27. 20:46

2024.05.27.
저자는 前 성균관대 교수이십니다. 1947년 생이시니 이제는 정년 퇴직 하신지도 몇 년 되셨겠군요.

이 책은 딸이 학부 졸업할 때, 채용신을 주제로 졸업논문을 쓰며 봤던 책으로 짐작됩니다. 집에 있기에 읽어 봤습니다.
마침 부산박물관 기획전 "수집가전"에도 신익성ㆍ박문수 초상화가 있기에, 이참에 읽어봐야겠다 싶었지요.

조선조의 초상화는 예술품 감상이 아닌, 의례나 참배용이어서 특히 "傳神寫照"를 강조했습니다. 그려진 모습이 달라서도 안되지만, 주인공의 정신이 드러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살짝 옆으로 앉아서, 찡그리지도 웃지도 않은 모습의 초상화가 많습니다.
중국의 초상화는 정면관, 옷 밖으로 나온 손이 대부분인데, 조선의 초상화는 좌ㆍ우 7~9분면, 공수자세가 대부분입니다.
단, 채용신의 초상화는 정면관과 손이 드러나 보입니다.
(중국 초상화와 조선의 초상화가 다른 부분이 좀 더 있지만... 생략.)

자화상을 그릴 때는 지금이야 유리거울을 보면 되지만, 옛날에는 금속 거울(임경)이나 물에 비치는(임수) 모습을 보고도 그렸습니다.

책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대윈군의 초상화 와룡관본에 여러 기물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는 타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박물관 기획전 수집가전의 "사인초상"에도 같은 모양의 타구가 있습니다.
백자로 보입니다.
또한 중국 송나라 진종의 황후 상에는 협시 두 명이 있는데, 한 사람은 타구를, 한 사람은 수건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귀한 황후의 하고 많은 물건 중에 하필이면 침을 뱉는 타구(타우唾盂)와 입을 닦는 수건(?)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는지 의아합니다.
그래서 다시 봤더니, 대원군 초상화와 사인초상에도 타구가 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옛날엔 타구가 중요했을까요??? 재밌는 내용입니다.

딸이 공부했던 책을 뒤늦게 읽으며, 박물관의 초상화들을 떠올리며, 재미 있었습니다.

또한 이런 연구를 하시는 훌륭한 분도 계시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