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주 - 이준익 감독

gold iris 2016. 3. 25. 19:42

2016.03.19에 보았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로는 "사도(2014)", "소원(2013)", "왕의 남자(2005)" 를 보았습니다. 다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동주>도 참 좋습니다.

우리아들이 올해 28세입니다. 바로 윤동주와 송몽규가 세상을 뜨던 정도의 나이이지요.

우리 딸은 아마 자신이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일본 앞잡이가 됐을 거라고 웃으며 얘기합니다.

저는 조정래 작 "아리랑"에 나오는 인물(이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ㅎ)처럼 술을 먹고 술에 취한 척하며 일본인 집의 대문에 오줌을 누다가 매를 맞는 정도라도 했을라나 모르겠습니다.

동주가 시와 일본에 대한 저항운동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또한 몽규가 자신은 문학적 소질이 있음에도, 확신에 찬 행동을 실천하면서 동주에게는 시를 쓰라고 권하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둘은 이종사촌간입니다. 서로가 너무나 아끼는 거지요. 둘의 우정이 아름답습니다.

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청춘들이 그렇게 스러져갔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동주가 오래도록 살았다면 미당 못지않은 시인이 되었을 것이고, 몽규 또한 그리 죽지 않았다면 훌륭한 저널리스트나 지도자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동주는 1945.02.16에, 몽규는 1945.03.07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했습니다. 광복을 몇 달 앞두고...

영화제목은 동주이지만 몽규 또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마치 몽규가 주인공 같습니다. 또한 실제인물과 아주 비슷하게 보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아마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힘 없는 나라가 꽃보다 더 아름다운 청춘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일본고등형사로 나오는 김인우는 일본태생이군요. 일본 이름은 타무라 히로토. "암살(2015)", "깡철이(2013)"에서도 나왔었는데, 제 기억에 남아있지 않네요. 이제는 기억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