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3 에 혼자 보았습니다.
제가 주로 가는 극장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래 롯데백화점의 롯데시네마인데 이 영화는 센텀 롯데백화점의 아르떼관에서 보았습니다. 아르떼관은 대체로 대중적이지 않은 작품들을 상영하더군요.
1300m의 알프스산지에 있는 카르투지오 수도회의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LA GRANDE CHARTREUSE)의 모습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경음악도 없고 대사도 없고 자연의 소리 조금과 아주 극도로 절제된 대화가 아주 조금 있을 뿐입니다. 덕분에 168분 중에 120분은 참고 보았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옆의 아줌마는 쌕쌕거리며 자다깨다를 반복하고, 그 옆의 아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쉭쉭 숨소리를 내며 자는 바람에 결국 참을 이유가 없다 싶어서 자리를 멀찌감치 옮겼습니다.
35mm 필름영화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선명한 고화질의 화면이 아닙니다. 많은 장면들이 마치 조르주 쇠라의 점묘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화소가 아주 떨어지는 화면처럼.
거의 끝나가는 즈음에 수도사들이 눈덮힌 산을 무리지어 가길래 무슨 일을 하러가나 하고 주시했더니, 미끄럼썰매를 타는 바람에 관객 여럿이 함께 웃었네요.
수도사들 이야기라 그런지 수녀님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그외의 관객들도 나이가 지긋한 분이 압도적으로 많았구요.
기독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커피넘기는 소리도 극장전체에 들릴 것 같아 살금살금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저분들은 신께 다가가려고 저렇게 살지만, 나는?
......
친정아버지께서는 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공부하는 모습과 귀가하는 모습 등을 8mm필름으로 촬영했다가 보여주시고는 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필름도 영사기도 사라지고 볼 기회는 영원히 없어졌네요.
아버지가 촬영하셨던 필름생각이 났습니다. 아버지가 현상, 인화도 다 하셨는데...
난 그걸 배우지 못하고 아버지와 이별하고 말았네요.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서는 없다 - 강우석 제작 (0) | 2010.01.18 |
---|---|
아바타 3D (0) | 2010.01.06 |
NINE -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 (0) | 2010.01.01 |
셜록 홈즈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주연 (0) | 2009.12.31 |
아바타 - 제임스 카메론 감독 (0) | 2009.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