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 호암미술관

gold iris 2024. 4. 28. 20:24

2024.04.26.
용인까지 다녀왔습니다.
부산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 - 신갈고속시외버스정류소 - 호암미술관 - 저녁식사 - 신갈고속시외버스정류소 -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일정이었습니다.
호암미술관에서 기획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궁둥이가 들썩들썩했지만, 거리가 멀어서 어찌하나 하다가, 박물관 봉사자 선생님들이 의기투합해서 4명이서 다녀왔습니다.
아침식사도 제대로 안먹고 나섰는데, 2시 도슨트 해설을 들으려고, 서로 주고받은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신갈고속시외버스정류소에 내리자마자 점심도 쫄쫄 굶고, 택시를 타고 호암미술관으로 갔습니다.
도슨트 해설을 듣고, 한 번 더 돌아보고 나니 4시가 되어서, 정원인 희원을 돌아보고 신갈오거리로 왔습니다.
이른 저녁식사를 허겁지겁 먹고,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진흙에 물들지않는 연꽃처럼"은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전시는 한국, 중국, 일본의 불교미술품들이 전시되었는데, 특히 여성과 관련된 부분을 강조한 전시입니다.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 마야부인이 싯다르타를 낳고 1주일만에 사망하여 싯다르타를 기른 싯다르타의 이모, 사경의 발원문에 나타난 지체높은 부인의 염원 등등.

인상적인 작품은 "아미타여래25보살내영도"였습니다. 16세기 일본의 작품인데,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아!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이미 이때도 그 기운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불상은 일본의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조그마한 백제관음보살상입니다.
그 미소가 어찌나 예쁘던지... 보고 또 보고...


조그마한 불보살상들이 주루룩 앉아계신 것을 보는 순간, '어? 이와 아주 유사한 분위기의 지장보살이 석당박물관에 계신데?' 하고 생각했는데, 그 지장보살께서 떠억하니 거기에 와 계시네요 ㅎ 반갑더라구요 ㅎㅎ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는 너무나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불교 교리 중의 육도윤회의 모습을 마치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처럼 그린 부분도 있었습니다.


도슨트의 해설 중에, 싯다르타가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것은 인도의 카스트제도와 관련이 있다고 했습니다.
브라만은 머리에서, 크샤트리아는 옆구리에서, 바이샤는 다리에서, 수드라는 발에서 태어난다고 했답니다. 이건 또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왕족인 싯다르타는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일본의 작품 중에는 제게는 인상적인 작품들이 더러 있었고, 우리의 멋지고 훌륭한 작품들이 외국에 있는 것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좋은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왕피곤했지만..ㅎ

이 큼직한 불상은 사방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보통, 불상은 수미단에 높이 모셔져 계시니, 사방에서 볼 수는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