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답사

단풍 3 - 함양 상림

gold iris 2011. 11. 3. 21:47

금산사를 보고 전주로 나왔습니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딸을 기다렸는데, 한참 후에 전화가 오더니, 전주시내 나오는 유일한 버스가 파업중이어서 올 수가 없으니, 재미있게 놀고 부산에 잘 가시라는 겁니다. 우째 이런 일이... 서운했지만 어쩔 수 없어서 우리끼리 간단하게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경기전 바로 옆에 있는 종로회관에서 전주비빔밥을 먹었지요. 전에 와서 먹은 적이 있습니다. 양이 무척 많았는데 고소하게 느껴져서 다 먹고 말았습니다.ㅋㅋ

야간의 전동성당 모습을 몇 장 찍었는데 노출시간이 길어 흔들려서 한 장만 남겼습니다.

2011.11.03 호텔에서 자고 나서 빵을 제법 사서 들고 딸의 숙소로 갔습니다. 밥 한끼도 같이 못먹어서 섭섭했지만, 아들이 내일 훈련받고 퇴소하므로, 주말에 집에 오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집밖에서 꿋꿋하게 잘 지내는 것을 보니 다행입니다.

진안휴게소에서 아침식사(흑돼지김치찌개와 우렁된장찌개)를 하고, 함양 상림에 들렀습니다. 그곳도 단풍이 들었지만 잎이 이미 많이 떨어졌습니다.

함양 상림은 고운 최치원이 함양 태수일 때 홍수를 막기 위해 만든 숲입니다. 그러니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숲이겠지요. 표를 보니 졸참나무 종류가 가장 많습니다. 제2회 아름다운 전국 숲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대회도 있군요.

완전히 다른 수종이 붙어 자라고 있는 연리목도 있고, 함양 읍성의 남문으로 쓰였던 것을 옮겨 놓은 함화루도 있고, 그 맞은편으로 여러 개의 장승이 서 있습니다.

함양 이은리 냇가에서 출토되었다는 고려시대의 석불도 있습니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겪으며 병인년에 짓고 신미년에 세웠다는 척화비도 있습니다.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곧 화친하게 되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일이다. (양이침범 비전즉화 주화매국)"이라고 써 있습니다.

요즈음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때문에 국회가 시끄럽습니다. 145년 전에 겪었던 일이 아주 끝난 일이 아닙니다. 상림을 돌아나오는데 길거리에 현수막이 있습니다. "MB, 한미FTA? 아무것도 하지 말고 숨만 쉬어라" 라고 써 있더군요... 우리에게 유리한 부분도 있고 불리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쪽이 더 많은지 잘 모르겠지만, 모든 국민이 건전한 경제생활을 한다면 걱정이 없을텐데, 너무 이상적인 얘기지요?

진영휴게소에서 잔치국수로 점심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아들이 귀가하고 모레는 딸도 오니 네 식구가 함께 식사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