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답사

스위스 여행 22 - 인터라켄 1(트레킹)

gold iris 2011. 10. 4. 08:50

2011.08.03 베른을 보고 나와 인터라켄 동부역 앞에서 브리엔츠 호수의 유람선을 90분 정도 탔습니다. 인터라켄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호수가 있습니다. 인터라켄 동쪽으로 있는 호수가 브리엔츠 호수 입니다. 유람선에서 커피도 한 잔 사서 마시며 알프스의 산들과 호숫가 마을들을 보며 지났습니다. 아주 좋았지요. 일행들과 얘기도 하면서... 

유람선에서 내려 알프스의 극히 일부분을 트레킹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왕복2시간 정도의 트레킹을 하는 것입니다. 버스를 타고 산을 오르다 보니 엄청난 산들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트레킹안내를 위해 새로운 청년가이드가 나타났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스위스 관광청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우리나라에서 모집해서 온 트레킹전문가이드입니다. 고려대 사회체육과(?) 대학원생인데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로 응모해서 왔답니다. 그런 알바가 있는 줄은 또 처음 알았습니다. 스위스 관광청에게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리프트 매표소 앞에 버티고 있는 산이 그 유명한 아이거입니다. 보이는 것이 북벽이냐고 했더니 다른 방향에 있답니다. 아~ 저것이 아이거구나 하고 한참 쳐다봤습니다. 리프트를 30분정도 타고 올라가서 피르스트(FIRST-펄스트가 아니라고 가이드선생님이 강조)라는 곳에 내렸습니다. 그 곳에서 왕복 2시간 트레킹을 했습니다.

비가 오는듯 마는듯 했으나 트레킹이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구름이 알프스 산들 사이로 왔다갔다하고, 소의 목에 매단 방울 소리들이 짤랑짤랑 들리기도 하고, 야생화는 어찌도 그리 예쁘게 피어 있는지... 얇은 층리가 많이 보였는데 강도는 약했습니다. 가는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 주변 바위에 페인트 칠을 해서 표시한 것도 있습니다. 황토색은 초보자도 가능한 길, 흰색과 붉은색이 섞인 길은 중급이랍니다. 가끔 이정표도 서 있는데 같은 기호입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닿았습니다. 조그마한 호수 입니다. 모두들 잠시 쉬고 손도 담가보고 합니다. 저는 이번에도 계속 꼴찌로 올라가고 꼴찌로 내려오고 했습니다. 건강해 보이는데 보기보다 못 걷는다소리를 들었지요.ㅎㅎ

피르스트에서 내려올 때는 줄을 타고 내려올 수도 있는데, 저는 겁이 나서 청년가이드에게 제 표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비가 와서 줄을 타는 것은 그 시간에는 폐쇄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인터라켄의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예쁜 호텔입니다. 드디어 스위스에서 마지막 숙박입니다. 호텔 출입구 바로 위에 창문이 3개 있는데, 그 중에서 왼쪽 창문이 있는 방이 우리 방이었습니다.

체크인하고 저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기념품점을 기웃거리고 빨간색 라즈베리&스트로베리 뫼벤피크아이스크림도 사먹고...

호텔 건너편 상점에 윌리엄 텔 조각상도 있었고, 빨간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곳이 뭔가 했더니 성인용품점이더라구요. 

혼자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들어갔지요. 밤11시가 넘어서 일행중 의사부부에게서 인터폰이 와서, 그 방으로 가서 꿰맨 손가락을 보여주었더니, 탈이 좀 났다면서 약을 주고 드레싱을 해주었습니다. 그래도 그분들 덕에 덜 곪았던 것 같습니다. 아주 감사했습니다. 약을 많이 가져오셨더라구요. 대구에서 소아과, 내과 병원을 하시는데 1년에 두 번은 꼭 여행을 한답니다. 아주 금슬좋은 의사부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