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및 답사

북유럽 여행 29 - 노르웨이 로프터스

gold iris 2010. 8. 23. 23:05

2010.07.27 기차에서 내려서 보스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하당에르 피요르드의 일부인 브루라빅 ~ 브림네스를 페리로 건너고, 다음 날의 목적지인 베르겐과는 반대방향으로 피요르드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서 로프터스의 올렌스방 호텔에 도착하였습니다.

호텔 정문 앞에 전통복장을 한 미소년이 서서 미소지으며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사진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웃으며 포즈도 취해주고... 물어보니 12살이라고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전통복장을 한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고, 독특한 목각이 있어 보았더니 전화박스였습니다. 저는 이런 걸 보면 재미있습니다. 전통적인 분위기의 앤틱한 가구들도 있었구요.

유화가 걸려 있었는데, 전날 밤에 지냈던 크비크네스 호텔에서도 보았던 한스 달의 그림이었습니다. 나중에 현지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화가랍니다. 화사한 분위기로 아름다운 풍광을 그린 그림들이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들어갔더니 하프를 연주해주었습니다. 연주자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덕에 가까이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또 서빙하는 사람들도 전통복장을 입고 있어서 찍겠다고 했더니 웃으며 함께 서 주더라구요.

이 호텔은 경치가 정말 좋았습니다. 피요르드가에 자리 하여 바라보는 곳마다 아름다운 그림이 따로 없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이리저리 구경을 했습니다. 조각도 있고 꽃밭도있고, 온도계도 있고...

그런데 그 호텔은 그리그가 자주 들러서 영감을 떠 올려 작곡을 했던 곳이랍니다. 그래서 그리그가 사용했던 오두막과 피아노, 악보 등이 있었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그 오두막이 개집보다 조금 큽니다."라고 하더니 정말로 세인트버나드 두 마리가 들어가면 꽉 차겠더라구요.ㅋㅋ 그리그와 그의 어머니와 아내를 조각한 목각도 있었는데 그리그의 뒤로 엄마가 서있고 그 뒤로 아내가 서 있습니다. 세상에서 그리그가 가장 사랑한 두 여인이랍니다. 그리그는 키가 152cm였답니다. 목각의 크기 그대로였나봐요. 폐가 안좋아서 한 쪽 어깨도 쳐지고, 그래서 왼 손은 주머니에 넣은, 널리 알려진 그리그의 자세가 만들어졌답니다. 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와 피아노협주곡을 좋아하는데 그리그와 관련된 장소라니 너무나 반가왔습니다.

객실 입구의 등이 특이해서 또 찍었습니다. 우리 방은 508호였답니다.

그런데 저녁식사 후에 산책을 하고 있으니까 현지가이드와 인솔자가 피요르드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며 맥주를 사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지리전공인 것을 알고, 버스를 타고 길게 이동하는 중에 마이크를 잡고 일행에게 피요르드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고 하는데, 절대로 안한다며, 하지만 가이드와 인솔자에게는 간단하게 설명해 주겠다고 했더니, 노르웨이에서의 마지막 숙박하는 날 설명을 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은 또 혼자 객실로 들어가고, 맥주는 먹을 줄 모르니 그냥 좋은 경치가 있는 발코니에서 얘기하자고 해서, 눈 앞에 있는 피요르드와 노년기 산지를 보며 마지막 빙하기, 노년기 산지인 스칸디나비아 산지, 피요르드의 형성, 빙하호의 형성, 유럽의 기후 등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너무나 진지하게 필기를 해가며 두 사람이 들었습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인사를 하는데 정말 도움이 된 것인지, 저 혼자 잘난척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천만다행이구요.ㅎㅎ 10년 전에는 일행이 40명이었는데, 비싼 돈 주고 제대로 알고 봐야지 하는 생각에 노르웨이에 들어가며 마이크를 잡고 피요르드, 빙하호, 노년기 산지에 대해서 설명했었습니다. 그때도 일행들이 진지하게 재미있게 들어주어서 다행이었지요. 제 혼자 생각인가요? 

설명을 해주고 나서 저는 또 혼자, 남편과 이미 보았던 그리그의 오두막과 그 주변을 다시 꼼꼼히 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백야의 해가 저물어서 호텔안으로 들어왔습니다. 1층으로 내려갔더니 바에서 남녀 두 사람이 신디사이저와 기타를 연주하며 팝송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객실로 갈리가 없지요. 사진도 찍었는데 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나오지 않아 삭제했습니다. 신나는 곡에 마추어 6살, 4살 쯤으로 보이는 누나와 남동생이 신나게 스테이지에서 뛰며 귀엽게 춤을 추었습니다. 30분 정도 공연하고 쉬는 타임에 저는 객실로 올라갔습니다. 12시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는 호텔주변의 경치가 너무 좋아 좋은 추억거리가 많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