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단상空間斷想 - 현창용 지음

gold iris 2024. 8. 22. 10:04

2024.08.21.
이 책도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와 함께 친구가 준 책입니다.

저자는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이자 건축가입니다.
이데일리에 기고했던 짤막한 글들을 정비하여 만든 책입니다.

의식주 중에서 소득이 높아지고 사회가 발전하게 되면 둘러보게 되는 것이 건축인듯 싶습니다. 물론 건축 관련인들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건축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먹거리에 걱정없고, 옷차림에도 여유가 생기면 주변을 둘러보며 건축에 눈을 뜰 것 같습니다. 우리식(?)으로 얘기하면 아파트 평수를 늘린다거나 전원주택을 생각한다거나 인테리어를 생각한다거나 등등.
하지만 건축에 따라서 사람들의 생활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니, 실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르 코르뷔지에가 최초로 만들어냈다는 아파트와 표준 모듈러 이론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사회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지요.
아파트가 성공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고도 하는데, 르 코르뷔지에는 빈곤층을 위해서 설계를 했답니다.
또한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신체사이즈를 생각해서 천장의 높이나 계단 한 단의 높이 등이 계산되었고요.
우리는 르 코르뷔지에의 계산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학생 때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을 보며, 겉모습만 보고도 김수근 작품인 것을 알았습니다.
친정의 막내작은아버지께서 김수근의 "공간"에서 근무하고 계셨기에, 짙은 회색 벽돌을 쌓은 건물을 보면 한 눈에 김수근 작품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야 남영동 대공분실의 설계도를 처음 봤습니다. 소름이 끼칩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김수근 선생은 왜 이걸 수락했을까?'입니다.
이 설계를 거절하면 모든 활동이 중단되고 사회적으로 매장될까봐 그랬을까요?
고민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작은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가 공간 사무실에서 스쳐지났던 김수근 선생이 생각납니다.

부산현대미술관 건물이 너무나 수준 이하라고 평했습니다. 동감입니다.
어제 뉴스에 부산국제아트센터 개관이 임박했는데, 주차장은 어디에 만들지 정하지도 못했다네요.
무슨 행정을 이리 하는지...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국제아트센터에서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전시행정에 급급하고, 자신의 임기 중에 완성을 보고 개막 테이프를 가위로 끊으며 반영구적인 사진을 남기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임기를 마치고는 그럴듯한 & 연봉도 높은 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앉으려는 생각이겠지요. 여지껏 수많은 인사들이 그리 한 것처럼.
입으로는 국민을 위하고 시민을 위한다고 외치는 자들이 실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보입니다.
저도 늘상 '내게 돈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지만, 저는 일개 소시민이고!!  나랏일이나 큰 일을 하는 분들은 정말 좀 크고 넓게 생각하며 일을 해야하는데 말이죠...

우리 가까이 있는 건축과 건축물을 어찌 바라봐야 하는가에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